中, 재생에너지 보조금 줄여 자율경쟁 체제로 전환

@게이티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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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금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을 세계 독보적 수준으로 키워온 중국이 전략을 선회했다. '보조금 의존 시장'에서 '자율경쟁시장'으로 재편하고 삭감된 보조금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는 내년도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17%가량 늘린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행보다.

3일 에너지경제연구원·중국 계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재생에너지 보조금 예산 대비 30% 삭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재생에너지 전력가격 보조금 예산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올해 81억위안에서 내년 57억위안으로 대폭 축소됐다.

중국 태양광 보조금은 올해 30억8000만위안에서 내년 21억5800만위안으로 29.9% 줄었다. 풍력 보조금도 42억4000만위안에서 29억6700만위안으로 30% 감소했다. 바이오매스와 공공재생에너지 독립시스템 분야 삭감액은 총 2억3100만위안으로 올해보다 27~30% 축소됐다.

중국은 재생에너지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기준가격+보조금' 정책을 펼쳐왔다. 우리나라가 '전력도매가격(SMP)+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로 발전사 수익을 보장하는 것과 유사하다. 중국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2007년 ㎾h당 0.01위안에서 현재 0.19위안으로 3차례 인상됐다. 이에 따라 관련 부처에서도 보조금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번 보조금 삭감을 계기로 △태양광발전 낙후지역 △자가발전용 분산형 태양광발전 △공공재생에너지 등 민생 관련 프로젝트에 보조금을 우선 지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재원 부족 이외에도 그리드페러티(재생에너지·화석연료 발전원가 같아지는 시점) 달성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재생에너지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에너지 전문가는 “정부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시장은 성장 한계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정책 변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중국 재생에너지 보조금 정책 변화는 주변국에 주는 시사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 보조금 삭감이 재생에너지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폴리실리콘 등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