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해 상반기 중 마이크로 LED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목표 생산량 등은 정하지 못했지만 관련 장비 기업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를 확정해야 설비 투자 규모를 추산할 수 있는 만큼 새해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생산 전략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관련 국내외 장비에 대한 성능 평가를 마무리하고 있다. 새해 상반기 설비 투자 돌입을 목표로 협력사들과 일정을 공유하고 있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중 마이크로 LED 양산 설비 투자를 시작한다며 그동안 주요 장비에 대한 성능과 품질을 테스트해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양산 설비를 새해 상반기 중 투자한다고 알려왔다”며 “아직 구체적인 생산 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결과를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새해 1월 미국에서 열리는 CES2020 이후 투자 규모와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CES2020에서 공개할 마이크로 LED 스펙을 확정하고 이후 생산 규모 등을 결정하는 순서가 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의 마이크로 LED 양산 투자를 놓고 업계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생산 기술 완성도가 아직 떨어져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으므로 일반 TV '양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와 달리 대당 가격을 1억원 이하로 책정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 공정 기술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마이크로 LED 칩 1개 가격이 소위 '쩐 단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도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방식이 안정되지 않았고 대량 전사, 리페어(수리) 등 새롭게 도입하는 핵심 공정 생산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시장에 진입하는 가격 격차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와 올해도 마이크로 LED 양산설만 불거졌던 것처럼 새해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협력사들은 새해 투자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수조원 규모 대형 투자는 아니더라도 신규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생산 공정에 제품이 투입되면 추후 삼성은 물론 해외 수출에도 상당히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생산 기술력을 많이 향상시켰다는 자부심이 큰 만큼 우리도 새해 투자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마이크로 LED 투자를 집행하더라도 국내 기업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ED 칩은 대만, TFT는 일본 등 주요 부품을 해외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율을 높이기 위한 검사장비와 일부 수리 장비를 국내 기업에서 확보할 수 있지만, 아직 생산 초기인 만큼 글로벌 기업에 발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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