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산업친구 AI, 근로문화 혁신 선물하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유연근무제와 함께 수년째 화두가 되는 사회 이슈다. 추후 50인 이상 기업 대상으로 확대될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사회제도 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워라밸 정착을 위한 대책 마련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산업군은 기성 일자리에 유연성을 부가하며, AI와 접목된 또 다른 직업군을 불러일으키는 등 워라밸 이슈의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엔터테인&에서는 AI가 만들어낸 직업군과 워라밸 속 근로문화 등을 확인해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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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체계적인 수치를 요구하는 부분이나 단순반복 업무를 자동화시키는 형태로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기존 직업군의 해체를 가져오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 애널리스트, 은행 텔러, 기업CS 등은 AI 적용에 따른 비대면 채널의 확대와 함께 정리 해고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점차 확대되는 AI 기술 적용범위와 함께 일선 기업의 서무 업무부터 언론, 교육이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AI 출현이 전적으로 인간영역을 배제한 산업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도구나 기계 등장으로 단순 근로환경에서 밀려난 인간이 상업과 산업기술 영역의 심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던 것처럼 현재 AI도 그러한 모습을 띠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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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AI 데이터 산업이다. 기업별 단순 빅데이터를 근거로 결과를 산출하던 AI 역할 범위 확대와 수준향상을 위해 더 높은 질과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AI 데이터 산업은 개발자와 인프라에게만 매달렸던 AI 기술에 인간의 창조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새 영역으로서 그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근로와 인간적인 생활의 접점을 찾기 위한 워라밸 노력이 대거 펼쳐지는 요즘에는 근로 강도와 범위를 스스로 조절하며 개인의 삶을 누리면서도, 그 산업적 가치를 고도화할 수 있도록 이끄는 산업적 관계 아이콘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AI 데이터 분야 대표기업으로 불리는 크라우드웍스는 협력기업이 요구하는 음성·사진·문자·영상데이터를 대중 작업자가 완성하는 방식으로 일련의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가운데, 개별 작업자는 유연한 스케줄과 적절한 보상을 매칭하면서 일과 개인생활의 흐름을 잇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기존 산업군에서 다수 등장하는 프리랜서의 삶과 같은 모습이지만, 업무 자체 유연성이 높은 가운데서도 AI 기술의 고도화에 맞게 지속적인 활약이 요구되고, 생산 가치가 뒷받침됨에 따라 워라밸 본연의 취지에 적합한 형태로 다양한 영역에서 큰 관심을 끈다.

사진=크라우드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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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크라우드웍스 작업자 김모 씨는 외국계 무역회사의 TF팀으로 활약하던 가운데, 10여년간 쉴 틈 없이 이어오던 직장 생활에 피로를 느껴 잠시 일을 쉬던 도중에 크라우드웍스를 접하면서 일과 일상의 행복을 찾았다. 그는 AI를 부르는 음성을 녹음하거나 영수증 사진 스크랩, 뉴스기사로 질문 만들기, 목소리 듣고 설문조사 응답하기 등 비교적 간단한 데이터수집으로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하면서 독서나 영화감상, 산책 등 다양한 개인적 여유를 함께 즐기곤 한다.

사진=크라우드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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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 씨는 “외국계 무역회사에서 자유롭게 일했지만,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내 삶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일을 쉬게 됐다. 그러던 와중에 생활유지에 대한 불안감이 들면서 재택근무를 찾다가 크라우드웍스를 알게 됐다”며 “간단하고 반복적인 프로젝트들을 아무 때나 하고 싶을 때 해가면서 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좋다. 사회생활 등에 있어 불편한 점이나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독서와 영화감상, 산책 등 제 일상을 회복하면서 일도 함께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또 “행복을 미래의 몫으로만 미뤄두며 현재를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다. 제 능력만큼 벌고 컨디션 따라 일을 조절할 수 있는 크라우드웍스 활동과 함께 개인 작업도 따로 하며 제 행복과 가치를 스스로 결정해가는 데 앞으로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사례는 얼핏 단편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점차 성장 중인 AI 관련 업계에서는 비교적 흔한 일이다. 여기에 최근 워라밸 분위기와 함께 삶의 영역을 다양하게 넓히는 시도 속에서 AI와 함께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사진=크라우드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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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웍스 파트 작업자 지모 씨는 영상계통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는 가운데 크라우드웍스를 만나면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그는 AI 영역에 대한 기여와 함께 이와 관련된 모션그래픽 기술자로서의 삶을 안정적으로 준비해나가며 인공지능 시대 근로자의 형태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모 씨는 “영상프로덕션에서 편집 및 조연출을 맡아보다가 자격증 공부를 위해 잠시 업무를 중단했었는데, 실제 안정적으로 미래를 그려나가기에 조금 벅차지 않나 생각했을 무렵 크라우드웍스를 통해 인공지능영역에 함께하게 됐다”며 “바운딩(AI가 인식할 수 있도록 특정영역을 지정)작업이나 제품속성 입력 등 소소한 프로젝트와 함께 미래설계를 하고 있다. 자격증 시험이 끝나면 영상관련 분야 일을 다시 할 생각인데, 지금 일부나마 접하고 있는 AI 영역에도 필요할 모션그래픽 제작자로서 활약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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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AI 영역에서 인간과 AI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그 속에서 파생되는 유연한 근로형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AI 데이터 산업 외에는 AI나 클라우드, 가상증강현실 등의 기술개발에 근접한 영역에서 신직업이 다수 등장하고 있지만 O2O서비스나 스마트공장과 스마트도시 등 기존산업과 인공지능을 연결하는 서비스의 기획이나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콘텐츠 개발, 이를 뒷받침할 투자펀딩 등의 영역과 함께 AI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인간에 보다 집중한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펼치는 영역이 발전하면서 유연한 근로문화를 정착시키고, 자연스레 워라밸 분위기를 성숙시키고 있다.

AI는 기존 산업영역에서 얼핏 인간과의 대결구도에 맞서있는 듯 보이나, 인간 본연의 삶을 위한 접근과 산업적 발전을 동시에 가져오는 유연한 근로문화를 육성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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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워라밸 화두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근로문화 개선을 필요로 한다. 산업적인 측면만 바라봤을 때는 근로능력의 공백을 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보다 유연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술부분 고려도 필요하다. 가장 안정적인 예시를 보여주는 것이 현재의 AI 관련 산업이다. 특히 AI 데이터 산업은 AI와 인간의 산업적 동반자 관계와 함께 인간 본연의 삶을 찾는 워라밸 문화에 적합한 예시다. 일련의 산업군이 겪는 워라밸과 성장의 딜레마를 푸는 해법도 이런 사례를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