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조 "차기 회장은 외부 지원·사내 계파 정치에서 자유로운 인물 돼야"

KT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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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안팎에서 내외부 부당한 영향력이나 특정 세력에 의지하려는 차기 회장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

KT 최고경영자(CEO)로서 자질과 경영 능력에 대해 전문성, 리더십을 겸비한 인물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T 노동조합은 외부 지원에 의존해 회장이 되려는 후보와 사내 계파정치에 몸담았던 인물을 배격하고, 전문성과 리더십을 기준으로 차기 회장을 선출해 달라는 입장을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 전달했다.

KT노조는 차기 회장 후보 첫 번째 자질로 '독립성'을 주문했다.

KT노조는 “외부 지원에 의지해 회장이 되려는 후보는 결단코 거부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 언론에 모 후보는 뒷배가 누구이며 모 후보는 거대 로펌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등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다”며 “이런 후보가 KT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외부 지원으로 선임된 회장은 KT 발전보다 외부의 요구에 충실할 수밖에 없고 과거 낙하산 인사와 동일한 폐단을 초래해 KT에 과오를 남기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부 개입과 동시에 사내 계파 정치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T노조는 “현직 혹은 재임 당시 사내 계파정치에 골몰했던 후보는 절대 KT CEO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과 경영 역량을 차기 회장 필요충분조건으로 제안했다.

KT노조는 “4차 산업혁명이 급속이 진행되는 만큼 ICT 전문성이 없다면 냉혹한 경쟁에서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며 “단편적 지식이나 행정능력보다 폭넓고 다양한 경영 경험과 역량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KT를 잘 알고 이해하는 인물이라면 사업 연속성을 보장하면서 경영 투명성 강화와 경영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KT노조는 “만약에 납득할 수 없는 회장이 선임될 경우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시민사회단체, 종사원과 힘을 모아 결연히 투쟁하겠다는 경고가 허언이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KT 전현직 임원으로 구성된 K-비즈니스연구포럼은 “심사대상후보자 공개 이후 사외후보자에 대한 비방과 음해가 자행되고 불공정 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발생했다”며 “차기회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는 물론이고 황창규 회장 등 내부의 부당한 영향력도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은 차기회장 선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공표했다”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반박했다.

한 여권 인사는 “정부와 여당에선 KT 차기 회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감지된다”며 “KT 아현지사 화재와 정치권 비자금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현재 경영체제를 승계하고 답습하는 인물이 회장이 된다면 우리나라 통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에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면접을 통해 차기 회장후보를 2~3명 내외로 압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