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가 '식기세척기' 판매실적이 3배 성장했다. '뷰티기기' '전기레인지' '의류관리기'는 두 자릿수 이상 대폭 상승했다. 소비자 소비형태가 변하면서 그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가전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주요 가전 침체 속에 업계 활력을 불어넣었다.
22일 가전양판점은 공통적으로 식기세척기, 뷰티기기, 전기레인지, 의류관리기를 올해 대폭 성장한 품목으로 꼽았다. 이들 품목은 수년 전부터 시장에 출시된 만큼, 신가전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이용자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필수, 주요 가전 품목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만큼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가 올해 1~11월까지 품목별 매출액을 지난해 동기와 비교한 결과, 식기세척기는 235%, 뷰티기기는 110%, 의류관리기는 75%, 전기레인지는 60% 성장했다.
전자랜드 흐름 역시 같았다. 1~11월 판매량 기준으로 작년 대비 식기세척기 256%, 전기레인지 135%, 뷰티기기 71%, 의류관리기 60%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식기세척기는 지난해보다 3배 더 팔린 셈이다.
온라인 채널에서 식기세척기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다나와에 따르면 1~11월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05% 성장했다. 의류관리기는 97%, 뷰티기기는 27%, 전기레인지는 23% 늘었다. TV, 냉장고, 에어컨은 각각 2%, 3%, 6% 성장하면 예년 수준을 지켰다. 세탁기는 13% 뛰었다.
식기세척기를 필두로 한 '늦깎이 가전' 급부상은 올해 유통업계 소득이다.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으로 이어지는 주요 가전과 계절 가전 부진 속에 시장 활력을 끌어올렸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집안 일에 노력과 시간을 덜어주고 취미, 자기 계발에 도움을 주는 신가전 관심도가 높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식기세척기, 뷰티기기, 전기레인지, 의류관리기 공통점은 가사노동 시간을 절감하고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간 시장 수요는 크지 않았다. 올해 성장세는 몇 년 사이 달라진 소비심리를 보여준다. 필수가전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가전이라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해졌다. 시장 변화를 읽고 제조사와 유통가에서 적극적으로 이들 품목 프로모션에 나선 점이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이들 품목은 올해를 성장 원년으로 삼아 내년 시장 규모를 대거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가 올해 성장세를 타고 내년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펫 가전, 음식물처리기 성장세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표】주요 유통채널 1~11월 판매 성장률(자료 : 각사)(단위 : %)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