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로 제조사 케이텍이 토종 열처리 기술로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케이텍은 탄소나노튜브,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필수인 인듐주석산화물(ITO)용 분말 열처리에 활용하는 장비를 만든다. 중국 시장, 미국과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매출 증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케이텍은 전기로 국산화 기술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터치 패널 구현에 필수인 ITO 필름 원재료를 열처리하는 장비를 판매할 계획이다.
ITO 필름 원재료는 분말 형태로 돼 있다. 기존 분말을 케이텍의 전기로에 넣고 1650℃가량 온도로 열처리를 하면, ITO 필름으로 제작했을 때보다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케이텍 측 설명이다.
이광희 케이텍 대표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ITO 분말 제조 업체와 장비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로는 전기를 이용한 '가마'다. 전기 저항, 전기 제어, 금속 공학 등 다양한 과학 원리가 응용된 장치인 만큼 화석 연료 방식보다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쓰임새도 매우 다양하다. 철광석을 용해해서 철을 생산하거나 단단하게 제련하는 '용해로', ITO 분말처럼 물질의 성질을 변형하는 '열처리로' 등이 그 예다.
케이텍은 주요 제조 기업을 뒷받침하는 뿌리기업이다. 현대제철, LG화학 등 국내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활용 사례를 축적했다. 특히 최근 LG화학에 탄소나노튜브(CNT) 제조용 전기로를 공급하면서 제품군을 늘렸다.
CNT는 항공기, 자동차 2차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신소재다. CNT 분말을 케이텍 전기로에 넣고, 특정 화학물질을 주입해 700~800℃ 온도에서 열처리를 하면 분말의 크기가 커져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ITO와 CNT, 철강 제조용 열처리 장비 외에도 케이텍은 다양한 분야에서 열처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임플란트 소재용 열처리 장비도 전도유망할 것으로 보고, 올해 말 개발을 완료해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케이텍은 일본 장비사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전기로 시장에서 맞대결을 벌일 만한 기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열처리에 필요한 다양한 특허를 확보했다.
이광희 대표는 “현재 니혼덴노, 주가이로, 고요 등 일본 업체들이 전기로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국내 관련 연구가 상당히 진전된 상황이라 빠른 속도로 쫓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일본 유명 소재 업체에게 케이텍 장비를 납품해 시장을 놀라게 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케이텍은 중국 시장 진출, 대기업과의 협업 등으로 새해 100억원 이상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해외 시장 진출과 신제품 개발 등으로 올해 80억원에서 새해 100억원 이상 매출이 가능해 보이며, 고용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