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K-바이오, "악재 속 저력 보였다"

[2019 결산]K-바이오, "악재 속 저력 보였다"

2019년 바이오업계는 연이은 악재 속에서도 신규투자 증가, 신약 미국시장 진입 등 저력을 보였다. 새해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기술수출 낭보 이후 기술반환, 임상실패 등 국내 바이오산업이 주춤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시장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에 보답하듯 바이오, 제약회사의 연이은 기술수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새로운 바이오 역사를 써내려갔다.

2019년은 1월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릴리에 총 6억9000만달러(약 8000억원) 규모로 수출한 면역질환치료제 기술이 반환됐다. 이어 7월에는 2015년 임상 1상 단계에서 얀센에 9억1500만달러로 기술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 권리를 반환했다.

악재는 계속됐다. 우리나라 최초 유전자치료제로 각광받은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용 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허가신청 시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이 확인됐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2상까지 진행됐으나 3상을 진행하던 중 FDA에서 인보사 성분 중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형질전환 신장세포'로 뒤바뀐 사실이 발견됐다. 5월 28일자로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품목허가는 취소됐고, 현재 관련 임원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라젠 간암치료제 펙사벡은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로부터 임상3상 중단을 권고 받았고 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은 글로벌 3상 위암 임상에서 데이터가 당초 기획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계속된 악재에도 바이오 업계 투자 열기와 성장 기대감까지 꺾지는 못했다. 케이(K)-바이오에는 저력이 있었다. 바이오 분야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 전통 강세 분야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벤처투자 규모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시장기대치가 높고, 정부 바이오 육성의지, 세계적 바이오 업황 기대감 등이 모두 반영됐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산업 성장 견인을 톡톡히 해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베니팔리, 임랄디 등에 힘입어 8년 만에 흑자달성뿐 아니라 파트너사 매출 합계 시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셀트리온도 미국과 유럽 등에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3종 3분기 누계 수출은 78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을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수출액은 9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상반기 의약품 수출액 가운데 절반가량인 55.2%를 차지했다.

신규 파이프라인 수출 낭보도 이어졌다. 1월 7일 유한양행이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두 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 라이선스·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억8500만달러로 계약금은 1500만달러였다. 7억7700만달러는 개발,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이다. 레고켐바이오(ADC원천기술, 4억400만달러), JW중외제약(통풍치료제, 7000만달러), 브릿지바이오(특발성폐섬유증치료제) 등이 기술이전 계약 대열에 가세했다.

SK바이오팜은 11월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미국 FDA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FDA 허가, 판매까지 독자 진행한다. 국내 제약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현지 판매까지 모두 독자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 : 2019년 1월~7월 제약사 주요 기술수출 현황>

<출처 : 보건복지부>

[2019 결산]K-바이오, "악재 속 저력 보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