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가슴 답답함을 느껴 보건소를 찾았다. 평소라면 엑스레이 촬영 후 다음 방문 약속을 잡아야 했지만, 곧바로 결과와 친절한 설명까지 받아볼 수 있었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한 판독시스템이 외부 영상 판독 의뢰를 대체해 즉시 확인 가능했다.
AI는 의료서비스 현장에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 의사에게 집중된 진단, 치료, 의료정보 제공 등이 AI서비스와 접목되면서 '의료민주화'를 이룬다. AI는 의사 보조진단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 환자에게 직접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9월부터 은평구 보건소에 적용한 AI보건소는 기존 일상을 바꿨다. LG CN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부문 클라우드 선도 프로젝트 일환으로 서울시 은평구 보건소에 AI 기술을 이용해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 AI엔진을 통해 94% 정확도와 20초 이내 속도로 엑스레이 영상 판독 결과를 보건소에 제공한다. 의사 주 업무 가운데 하나인 엑스레이 진단을 효과적으로 돕겠다는 것이다. AI 진단 소프트웨어(SW)기업인 루닛과 손잡고 서비스를 고도화했고 기술이 실제생활과 이어졌다.
LG CNS 관계자는 “9월부터 폐결정 판독 가능서비스를 두 달간 시험 가동했다”면서 “11월부터 정식서비스를 실시해 현재 AI로 폐결절, 폐렴, 기흉, 폐결핵 등 4개 질환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보건소는 외부전문기관에 엑스레이 영상 판독을 의뢰한다. 의뢰 후 결과를 받는 시간이 하루 정도 소요된다. 이번 서비스 적용으로 보건소 엑스레이 판독 시간은 20초로 줄었다. 지역단위 보건소에서 만성질환 관리가 가능해졌다.
의료 현장 맞춤 치료에도 AI 역할은 현실화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IBM '왓슨 포 지노믹스' 활용한 정밀의료센터 운영한다. 왓슨포 지노믹스는 대량 유전적 상세 정보와 약물정보, 최신 학술문헌을 AI 기반으로 분석해 의사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검토하고 확인하도록 돕는다. 한림대성심병원은 환자 종양조직과 혈액을 통해 유전자를 확인, 다량의 종양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NGS'를 도입한 데 이어 왓슨 포 지노믹스까지 더해 정밀의료 시스템을 완비했다.
서울대병원도 AI 기술을 환자 영상 판독에 활용한다. 루닛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루닛 인사이트'다. 루닛 인사이트를 인피니트헬스케어 의료영상정보시스템에 탑재해 실제 영상판독에 활용한다. AI가 흉부엑스선 검사 영상을 보고 폐암 혹은 폐 전이암으로 의심되는 점을 의사에게 알린다. 의사는 이를 참고해 놓칠 수 있는 폐암을 조기 진단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흉부 엑스선 영상은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 진단과 평가에 매우 중요한 검사지만 특성상 실제 폐암 같은 중요 질환에 대한 판독 정확도는 높지 않은 단점이 있었다”면서 “AI 사용으로 폐암 진단 정확도를 높여 진료 질과 효율성 모두를 향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