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脫디젤' 가속…새해 쏘렌토·싼타페·투싼 HEV 비중 '20%'로

현대·기아자동차가 '쏘렌토' '싼타페' '투싼' 등 새해에 선보일 자사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모델 3종의 전동화 모델 생산 비중을 20% 수준까지 확대한다.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맞물려 SUV 시장에서도 '탈 디젤'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쏘렌토.
기아차 쏘렌토.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새해에 선보일 중형 SUV '쏘렌토'(완전변경)와 '싼타페'(부분변경), 준중형 SUV '투싼'(완전변경) 라인업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포함된다. 세 차종의 전체 생산 목표치 가운데 전동화 모델 비중은 20% 수준이다. 싼타페는 국내 생산 목표 15만대 가운데 HEV 1만5000대, PHEV 1만5000대 등 총 3만대를 목표치로 잡았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니로' '코나' 등 소형 SUV 일부 차종에 전동화 모델을 적용했다. 준중형 이상급 SUV에 전동화 모델을 추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쏘렌토' '싼타페' '투싼' 세 차종의 국내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은 90% 이상에 이른다. 강화되는 세계 환경 규제에 발맞춰 디젤 모델 비중은 줄이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HEV·PHEV) 엔진 비중은 절반 이상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싼타페.

이를 위해 쏘렌토와 싼타페 엔진 라인업은 최대 6종으로 늘린다. 디젤 엔진 2종은 1종으로 줄이고, 가솔린 엔진은 1종에서 3종으로 확대한다.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 엔진 2종도 추가한다. 쏘렌토와 싼타페에 새롭게 투입할 가솔린 엔진은 '세타 2.5 MPI' '세타 2.5T GDI' '람다 3.5 MPI' 3종이다. 디젤 엔진은 '2.0 뉴 R' 1종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엔진인 '감마 1.6 T-GDI HEV' '감마 1.6 T-GDI PHEV' 2종을 탑재한다.

현대·기아차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이며 친환경 파워트레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국내외 시장에서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총족시키기 위해서다. 내연기관 엔진 라인업만으로는 유럽이나 중국·미국·한국에서 해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기 어렵다.

현대차 투싼.
현대차 투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1년까지 전체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95g 이하로 제한한다. 2025년부터는 81g 이하, 2030년부터 59g 이하로 낮춰야 한다. 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면 2021년부터 각 업체는 g당 9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업체들이 줄여야 하는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분은 37.5%에 이른다.

현대·기아차도 새해를 기점으로 오는 2025년까지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는 모든 완전변경 신차에 1종 이상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새해에 신형 전동화 모델 4종 이상을 투입, 15만대에 이르는 신규 양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배출가스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 역시 새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동화 모델 비중을 빠르게 늘려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