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CEO 과제는]〈4·끝〉장기적 관점 필요···'KT 웨이' 구축해야

구현모 KT CEO 내정자
구현모 KT CEO 내정자

구현모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의 궁극적 과제는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다. KT는 다양한 신사업을 모색했지만, KT 기업가치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 사장 역시 눈 앞의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 장기적인 비전으로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KT가 40년간 축적한 통신의 물적·인적 잠재력을 극대화할 새로운 'KT 웨이(KT Way)' 구축이 절실하다.

KT는 2011년 매출이 21조 9901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매출 23조4601억원으로 7년간 6.6% 성장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매출이 제자리인 반면에, 주가는 2011년 3만8000원대에서 같은 기간 2만7000원대로 25~30%가량 떨어졌다. KT 그룹 총 자산은 32조원에서 32조1000억원으로 제자리다.

역대 KT CEO도 탈통신 중심 성장 비전을 제시했지만,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려운 실적이다.

KT 전직 고위임원은 “CEO의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신성장 비전이 CEO 관심사와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에 따라 변화할 뿐, 장기적인 관점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적인 부동산 수익 관점에서 전국 주요전화국 노른자위 KT 통신국사를 매각 한 것은 현재의 부동산 가치와 통신 안전성 측면에서 뼈아픈 결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구 사장이 KT 본원 경쟁력이자 '백 엔드(Back-end)'로서 통신을 중심으로, 기존 관성에 매달린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며 통신기반 신산업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휴대폰과 반도체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면 금방 신제품 만들어 팔 수 있지만, 통신은 그런 성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통신이라는 메인미션(주임무)에 충실한 것이 결국에는 IPTV 등 미디어 사업은 물론이고, 5G 기반 융합 신사업에도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신임 CEO는 KT에서 33년째 근무한 '전략통'인 만큼, 내부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구 CEO는 이제까지 기존 CEO 의중을 이해하고, 구체적 사업으로 만들어 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통신을 중심으로 본인만의 기획을 만들어낼 시험대에 올랐다. 필요없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KT 전·현직 임원과 외부 전문가 '골든타임'을 재차 강조했다. 경영 구상을 효과적으로 구체화할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는데 우려가 높다. 인수위 구성은 물론이고, 임시주주총회를 통한 CEO 취임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T 관계자는 “새로운 CEO는 전임 CEO가 했던 소위 '폼나는 일' 보다는 묵묵히 백엔드 경쟁력을 강화하며 다른 신중하게 통신기반 신사업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면서 “'KT 웨이'를 구축해 기본에 충실하게 회사를 성장시켜나간다면, 시장에서 알아서 KT의 기업가치를 알아봐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