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가 외면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2015년 규제를 완화한 후 경쟁적으로 출시됐으나,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른바 '앱카드'로 불리는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는 스마트폰 유심(USIM)에 카드 정보를 저장하거나 앱카드 형태로 발급된다. 온·오프라인에서 일반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할 수 없는데다 오프라인 가맹점 확보가 지지부진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실물카드 없는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취급 카드사가 줄고 있다. 현재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상품도 15개 정도에 불과했다. 5년 전 경쟁적 출시가 무색할 만큼 지금은 현상유지 수준에 머문다.
신한카드는 2016년 10월 선보인 O2O 카드 1개만을 운용한다. 2015년 당시 총 6종의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를 선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O2O카드는 플라스틱 플레이트 없이 각종 페이와 간편결제에 모바일 전용카드를 등록해 사용이 가능한 카드다. 사용 가능 페이는 신한 판페이를 비롯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SSG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시럽페이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과거 규제완화 당시 선보인 '모비원(mobi 1)' 2종 외에 2개 상품을 추가했다. 우리카드도 2015년 출시한 '모바이(MO BUY)카드' 1종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나마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5종을 판매 중이다.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는 2015년 금융위원회가 규제를 완화하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탄생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금융당국 유권해석이 나오자마자 실물 없는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모비원을 출시했다. 당시 카드회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점이 있어 이른바 지급결제 산업의 '핀테크' 혁신으로 불렸다.
카드회사는 플라스틱 카드 제작에 소요되는 최소 5000원 안팎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설계사 비용, 카드 배송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업황 악화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여파를 겪는 카드사에 도움이 되는 상품이다. 소비자는 실물카드 대비 연회비를 낮출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 현재 단독 모바일카드를 확대하려는 회사는 찾기 힘들다. 신한카드만이 올해 3~4개 상품 출시계획을 잡고 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회사의 경우 발급비용이 줄지만, 수익에 직결되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게다가 플라스틱 카드가 일종의 지급결제매체인데, 단독 모바일카드로 넘어가면 결제산업 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강력한 의지도 있었지만, 금융당국의 핀테크 혁신에 가장 쉽게 부응할 수 있는 것이 단독 모바일카드라 카드회사들이 함께한 것”이라면서 “오픈라인 가맹점 대책 마련도 없이 카드사들이 떠밀리듯 상품을 출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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