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3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차량 100대를 투입, 차고지 제한이 없는 '프리 플로팅(Free-Floating)' 방식 카셰어링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처음 차량을 빌린 곳을 다시 찾을 필요 없이 목적지에 차량을 반납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LA시가 차량공유 사업 확대를 위해 완성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현대차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현지 맞춤형 차량공유 모델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서비스 미국법인인 모션랩은 3월부터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15대를 포함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와 '니로 하이브리드(HEV)' 총 100대를 투입, LA에 '프리 플로팅(Free-Floating)'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리 플로팅 서비스는 차량을 빌린 곳에 다시 차량을 반납하지 않고, 목적지에 차량을 반납할 수 있어 시간 단위로 차량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지에 차고지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다.
현대차그룹은 LA 도심 주요 지하철역 4곳(유니온역·웨스트레이크역·페르싱역·7번가메트로센터역)을 서비스 거점으로 확보한데 이어 LA시·LA메트로·LA교통당국 등과 함께 도시 교통체계 개선협의체인 '어반 무브먼트 랩스(UML)'를 발족했다. 이를 통해 LA시가 운영하는 현지 모든 공용주차장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LA 시내 공용주차장은 현재 수 백 곳에 달한다.
그동안 미국에서 카셰어링 사업을 진행했던 업체들은 고가의 주차비용 때문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프리 플로팅을 비롯한 편도(단방향) 형태의 카셰어링 서비스 운영하지 못했다. 반면 현대차는 이 같은 부담을 덜게 됐다.
모션랩의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요금은 최초 서비스 가입비 12달러를 제외하고, 주행시간에 따른 사용료(연료비 포함)는 시간당 12달러이다.
같은 거리를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하철·ㆍ버스 요금은 약 7달러(대기시간 포함 약 2시간 소요), 택시나 우버 요금은 약 60달러 정도여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특히 3월부터 분당 요금제가 적용된다. 약 20분 동안 운행 시 비용은 4달러가 전부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비해 시간은 3분의 1로 줄이면서도 비용은 비슷하다. 택시 요금에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모션랩은 향후 △카셰어링 사업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시범 운영 중인 마이크로 모빌리티(라스트마일 모빌리티)와 연계해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 편의성을 제공하는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실시간 교통 수요를 반영해 운행 경로상 다수의 목적지를 거칠 수 있는 셔틀 공유 △개인용 항공 이동수단(PAV)·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의 미래형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정헌택 현대차 상무는 “현대차그룹이 LA에 가장 먼저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을 설립한 건 LA가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교통과 환경 개선 사업에 앞장서며 최적화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LA 도심 내 인구가 많이 몰려드는 주요 지역의 노상 주차장을 활용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다르게 할 수 있는 프리 플로팅 서비스를 3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전기차를 비롯해 300대가 넘는 친환경차를 프리 플로팅 서비스를 확대·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A시는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심각한 교통 문제 해결 등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해 '2025 비전 제로(Vision Zero)' 계획을 선언했다. 2025년까지 △내연기관 제로 △교통사고 제로(Zero)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LA 차량공유 사업에는 △LA메트로 △LA교통국 등과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미국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Verizon) △미국 차량공유전문기업 리프트(Lyft) △구글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 웨이모(WAYMO) 등 다수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