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이을 혁신은 슬라이드폰.'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상용화한 데 이어 차세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로 '슬라이드'를 내놓는다. 패널이 기기 안에 말려 있다가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미끄러지듯 밖으로 나오면서 전체 화면이 커지는 확장형이다. 폴더블에 이어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을 일으킬 새로운 기술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국제가전박람회 CES 2020에서 비공개(프라이빗) 부스를 꾸리고 슬라이드 패널을 한정된 주요 고객사에 공개할 예정이다.
슬라이드 스마트폰은 필요할 때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옆 또는 위로 이동하며 커진다. 예를 들어 6인치 화면을 이용하다가 버튼을 누르면 8인치로 커진다. 해외에서는 이 기술을 '슬라이드' 또는 '익스펜더블'이라고도 부른다. 삼성 내부에서는 아직 정식 용어를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슬라이드 형태의 피처폰은 기기를 밀어올리면 화면과 버튼 간 단차가 있었다. 반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슬라이드 패널은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작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기기 안에 있다가 부드럽게 밖으로 빠져나오는 형태로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롤러블 TV처럼 별도의 모터에 감겨 있는 형태가 아니라 본체 내부를 둥글게 감싼 형태로 숨겨져 있다가 밖으로 꺼내지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슬라이드 패널에 투명 폴리이미드(PI)를 적용했다. 화면이 움직이는 특성상 울트라신글라스(UTG)를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기존 폴더블폰이 접히는 부분에 미세한 자국이 남는 한계가 있었다면 슬라이드폰은 깨끗한 화면을 그대로 즐기면서 더 큰 디스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슬라이드폰 기술을 꾸준히 연구개발(R&D)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슬라이드폰 구조를 결합한 형태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슬라이드를 올리면 스마트폰 내부에 있는 디스플레이가 나타나면서 전체 화면이 커지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UTG를 적용한 폴더블 패널의 경우 커버유리에는 접힌 자국이 남지 않지만 패널 자체에 접힌 자국이 미세하게 남을 수 있어 바 타입 스마트폰처럼 완전히 깨끗한 화면을 구현하기 어렵다”면서 “슬라이드폰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슬라이드 패널을 언제 상용화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아직 R&D 수준이며, 폴더블폰 시장이 이제 막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 돼도 2~3년이 지나야 상용화 시기를 저울질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이 무르익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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