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진단에서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뛰어넘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AI가 진단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면 질병 조기 진단에 있어 오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니엘 오링거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이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AI로 환자 278명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뇌종양 진단에서 94.6%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동일한 샘플로 진행된 실험에서 인간 병리학자의 진단 정확도는 93.9%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415명의 뇌종양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 이미지를 활용해 AI를 딥러닝 시켜 10가지 일반적인 뇌종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AI는 정확도 뿐만 아니라 속도에서도 인간을 앞섰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뇌종양 조직을 검사하는데는 보통 20~30분이 걸린다. 반면 AI는 레이저를 사용해 특정 파장의 빛으로 조직 샘플을 스캔하는 라만 조직학(SRH)이라는 이미징 기법을 적용해 150초 만에 진단을 끝냈다. 또 신경 섬유를 따라 종양이 퍼지는 것과 같은 전통적인 진단 방법이 놓칠 수 있는 세부사항을 감지할 수 있고, 샘플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을 추가 테스트하는 것도 가능하다.
AI의 질병 진단 능력이 인간을 앞선다는 결과는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구글 헬스는 지난 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AI가 유방암 조기 진단 정확도에서 방사선 전문의를 능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AI에 미국 여성 3097명과 영국 여성 2만5856명의 유방조영술 영상을 시키고 AI와 방사선 전문의 6명에게 처음 보는 X선 영상 500장을 제시한 후 유방암 여부를 판단하게 했다. 그 결과 AI가 음성을 양성으로 오진한 비율은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5.7%, 1.2% 낮게 나왔다. 암 환자를 음성으로 오진한 비율도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9.4%, 2.7% 낮게 나왔다.
구글 연구팀은 앞서 지난해 5월에도 AI가 폐암 진단에서 최고 94.4%의 정확도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4만개 이상의 환자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데이터를 활용해 AI에 폐 결절이 악성인지 아닌지 진단하도록 학습시켰다. 총 6716건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정확도가 94.4%로 나타나 의사 6명 보다 정확도가 5~11% 높게 나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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