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사와 핀테크 스타트업이 파격적 콜라보 금융상품을 속속 선보인다. 초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금리를 우대해주는 적금 상품이 인기를 끈다. 일반인은 물론 학생, 사회초년생에 특화된 융합 금융 상품도 경쟁적으로 출시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와 이종사업자간 파격적 혜택을 담은 고금리 적금 상품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 합작사인 핀크는 최근 대구은행, 산업은행, SK텔레콤과 제휴해 'T 하이파이브' 적금을 선보였다.
핀크 고객 중 19세 이상 SKT 고객이면 누구나 연 2.0% 기본금리를 준다. 최대 연 4% 금리에 1% 캐시백을 주는 상품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상품에 참여한 경쟁 은행 마케팅 활용 동의를 해주면 연 2.0% 우대금리를 준다는 것이다. 적금만기시까지 SKT 5만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해도 캐시백 혜택을 몰아준다. 이런저런 혜택을 다 모으면 시중 은행 대비 10% 이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약 480만원을 2년간 납입하면 25만원의 이자가 붙는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사회초년생에게 특화된 제품이다.
우리은행은 SK플래닛, 롯데멤버스 등 간편결제 사업자와 손잡고 우리은행 시럽 제휴적금과 우리 엘포인트 적금을 내놓았다. 6~8%의 고금리를 보장해준다. 간편결제 사업이 은행과 손잡고 적금 플랫폼을 토대로 다양한 결제 유입을 꾀하기 위함이다.
하나은행과 수협은행은 국내 최대 송금업체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웰컴저축은행은 LG유플러스, SC제일은행은 페이코와 제휴해 높은 이율의 적금 상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은행 상품보다 가입조건이나 이용 실적 제한 등 보다 자유로운 설계가 가능해 유용하다.
이 같은 금융사와 이종사업자간 합종연횡은 국내 금융시장이 핀테크를 너머 '테크핀'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테크핀이 주목받는 건 금융사의 정보기술(IT) 도입보다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 속도가 더 빠르고,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IT 기업은 금융사에 비해 고객 범위가 넓고, 갖고 있는 데이터도 많다. 게다가 자체 기술도 있어 서비스 개발비용이 금융사에 비해 적게 든다. 이 같은 강점을 활용해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상용화하는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다.
오픈뱅킹과 간편결제 등 다양한 핀테크 기반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고, 무엇보다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자산을 불리는 상품으로까지 채널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 뛰어든 사업자도 핀테크 스타트업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 유통사, 간편결제 사업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실상 IT 기업이 주도하는 금융서비스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테크핀 시대 도래로 기존 금융사가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통해 대형 IT 기업 도전에 대응하는 사례가 늘면서 '융합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편 여러 통합 금융서비스가 나오면서 특판 등 일종이 미끼를 끼워 넣는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어 상품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결합 상품 중 상당수가 특판 이벤트를 통해 가입자 확보용으로 한시 상품을 선보이는 곳도 많다”며 “금리만을 볼 게 아니라 약관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