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제안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환경 요인에 따른 표준안이 국제표준 제정 첫 단계를 통과했다. 기존에 제안한 ESS 시스템 수요관리·비상전원 등 표준안과 함께 ESS 시스템 안전 국제표준 제정을 다방면으로 전개한다. 이제 막 만들어지는 ESS 시스템 국제표준 논의를 선점할지 주목된다.
12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제안한 '환경조건에 따른 ESS시스템 보호 요구사항(IEC 62933-4-3)' 표준안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기술위원회(TC) 120 작업반(WG)4에서 '신업무항목 제안(NP)' 승인을 받았다.
NP는 국제표준 제정 첫 단계로 NP 승인을 받으면 이후 국제표준(IS) 제정 과정에서 의결권이 있는 정회원(P 멤버) 의견을 받는다. 이후 사실상 표준 규격이 확정되는 위원회원안(CD)과 최종 국제표준 제정 전 단계인 투표용 위원회원안(CDV) 승인 절차에 돌입한다.
이번에 승인받은 국제표준안은 ESS 시스템 안전에 영향을 주는 온도·습도·먼지 등에 대한 조건과 시험 방법을 규정했다. ESS 부품 단위가 아닌 ESS 시스템 단위에서 안전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 시험 규격을 담았다. 김미성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수석연구원이 대표 제안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ESS에서는 PCS나 케이블 등 부품을 연결했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각 부품이 통합된 시스템에서 안전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제안한 국제표준에서는 관련 시험 규격을 담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연구진은 이번 표준에 1~2년 내에 최종 국제표준으로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한다. 김 수석연구원이 WG4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해당 표준 제정 절차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논의로 주도할 수 있다는 평가다.
IEC TC 120은 ESS 시스템 표준화를 담당하는 기술위원회로 2013년 설립된 이후 신규 국제표준이 이제 막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방면으로 국제표준을 제안하며 ESS시스템 표준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정상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 대표 제안한 'ESS 수요관리 및 비상전원 용도 활용' 국제표준안이 WG3에서 CD단계까지 승인됐다. 해당 국제표준은 우리나라의 ESS시스템 비상전원 적용 가이드라인(안)을 반영했다. 김진용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책임연구원이 대표제안한 '리튬이온배터리 ESS시스템에서의 안전요구사항' 국제표준안은 WG5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올해 3월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NP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IEC TC120 5개 WG 중 3개 WG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국제표준이 논의될 전망이다.
시험인증기관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ESS 화재사고를 겪으면서 오히려 ESS 시스템 안전에 관한 경험을 쌓고 있다”면서 “초기부터 국제표준 논의를 주도하면 ESS 시스템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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