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대학원이 비(非)이공계 학생을 위한 기초 AI 강의 개설에 나섰다. 비공대생 출신이 늘자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학, 프로그래밍을 초반에 교육해 융합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12일 각 대학에 따르면 포스텍, 연세대 등 주요 AI대학원이 비이공계 전공자를 위한 기초 강의과정을 개설했다.
올해 상반기 문을 여는 포스텍은 AI 입문, AI를 위한 기초 프로그래밍, AI를 위한 수학 등의 기초과목을 개설했다. 비공대생도 학기 초반에 AI의 기본이 되는 확률, 통계 등 수학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서영주 포스텍 AI대학원장은 “AI에서 중요한 수학 등은 비이공계 전공자가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미분, 적분, 통계 등 기초 수학을 쉽게 가르치는 강의를 만들었다”며 “AI라는 툴을 이용해 인문·사회 전공자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3월 개원하는 연세대 AI대학원은 학기 시작 전 합격자에게 AI 기초에 관한 과제를 제공했다. 학기 초에는 평가를 통해 수학, 프로그래밍 등이 취약한 학생에게는 학부 수준의 기초 강의를 수강하도록 제안한다. 비이공계 학생을 배려한 정책이다.
AI대학원은 AI의 기본이 되는 수학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중도 이탈자를 막을 계획이다. 비공대생은 대학원에 들어와도 이공계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학, 프로그래밍 분야 강의를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포스텍, 연세대는 AI분야에서 융합 연구가 중요하기 때문에 비공대 출신을 육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한승재 연세대 교수는 “다양한 전공에서 AI라는 새로운 수요에 도전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AI 기초 강의를 통해 다양한 전공자가 포기하지 않고, 융합 연구를 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이 같은 움직임은 비이공계 학생의 AI대학원행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포스텍과 연세대 AI대학원 비이공계 지원자는 각각 23%, 26.5%였다. 지난해 개원한 성균관대 AI대학원은 9월 학기 지원자 중 28%가 비이공계 출신이었다. 보통 공대 대학원 지원자 가운데 비공계 출신이 거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높은 비율이다.
미국과 유럽은 다양한 학제 간 융합 연구를 통해 인문사회 관점에서도 AI를 연구하고 있다. 미 스탠포드대의 '스탠포드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는 철학교수 존 에치멘디가 공동소장직을 맡아 '인간' 중심 연구를 한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AI 전문대학 '스티븐 슈워츠먼 컴퓨터 칼리지'도 학제 간 융합 연구에 중점을 뒀다. 교수진 50명 가운데 컴퓨터과학 전공자가 절반, 다른 부문이 나머지 절반이다.
<주요 AI대학원 비이공계 지원자 현황>
자료: 각 대학 종합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