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령화·저성장 등 변화된 환경에 맞게 기업 임금체제를 연공성이 강한 호봉제에서 직무·능력·역할급 요소를 가미한 임금체계로 개편하는 쪽으로 지원을 강화한다.
고용노동부는 고령화와 청년인력 채용 등 현장 어려움을 고려해 기업 임금체계 개편을 돕기 위한 일터혁신 컨설팅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직무중심 인사관리 따라잡기' 책자를 제작·배포한다고 13일 밝혔다.
'2019년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호봉급제를 운영하는 100인 이상 사업장은 58.7%에 이른다. 2016년 63.7% 대비 5.0%포인트(P) 낮아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사업체는 근속년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인상되는 연공급(호봉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노동연구원 '임금 연공성 국제비교' 결과 우리나라는 1년 미만 대비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이 약 3.3배,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EU 15개국 평균의 2배에 이른다.
고용부 관계자는 “과거 고도성장기에 호봉제는 노동자 소속감과 장기근속을 통한 숙련형성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 역할을 수행했다”면서도 “경제성장률이 연 3% 미만 저성장이 지속되고, 인구구조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기업 부담이 늘고 청년 채용 여력 감소와 중·고령자 조기퇴직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현장 어려움을 고려해 기업 임금체계 개편을 돕기 위한 일터혁신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직무중심 인사관리 따라잡기'를 제작·배포하기로 했다.
책자에는 △임금구성 단순화 방법 △다양한 유형 임금체계 개편 방법·사례 △직무가치에 기반한 인사관리체계 도입을 위한 직무분석·평가 방법 △새롭게 개발한 제조업 범용 직무평가도구 활용방법 등이 담겼다.
정부는 정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연계한 직무 관련 정보 제공 △임금·평가체계 개선 분야 컨설팅 지속 확대 △기업규모·산업 및 직종·경력 등에 따른 다양한 시장임금 정보를 분석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노사정간 대화를 통해 우리 현실에 맞는 바람직한 임금체계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나친 연공성을 줄여 격차를 완화하고 일의 가치와 능력에 기반한 공정한 임금체계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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