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차앤박 화장품이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4년 인수 당시 240억원에 불과했던 몸집이 5년새 4배 이상 늘었다. LG생건은 CNP를 후·숨을 잇는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NP 브랜드 매출은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을 전망이다. 2018년 CNP 연매출은 785억원,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신장률은 28.0%다. 4분기 신장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매출 1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CNP는 차앤박 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더마코스메틱(피부과학+화장품) 브랜드다. LG생활건강은 차세대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을 꾀하려는 차석용 부회장 의중에 따라 지난 2014년 CNP 지분 86%를 542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240억원이던 매출은 2016년 524억원, 2017년 671억원, 2018년 785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더마코스메틱 성장세를 기반으로 면세점 채널에서 수요가 늘면서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이어왔다. 2017년 나머지 지분 전량도 확보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LG생건은 CNP가 매출 1000억원 메가 브랜드로 성장함에 따라 사업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LG생건은 작년 말부터 프리미엄 사업부에서 담당했던 CNP 브랜드를 럭셔리 사업부로 옮겼다.
LG생건은 후·숨·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와 비욘드·수려한·이자녹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 사업부를 분리해 운영한다. 럭셔리 브랜드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이 핵심 채널이고 프리미엄 브랜드는 로드숍·H&B스토어·마트가 주요 채널이다. 주력은 전체 매출에 77.4% 비중을 차지하는 럭셔리 사업부다.
당초 CNP는 프리미엄사업부 소관이었지만, 사업부 내 유일한 흑자 브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입지가 커졌다. 이에 LG생건은 더마코스메틱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CNP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작년 4분기 럭셔리사업부 산하로 이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백화점·면세점으로 채널을 확장해가는 브랜드 방향에 힘을 실어주고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CNP를 전략 육성하기 위해 럭셔리사업부로 편입했다”고 말했다.
LG생건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CNP를 후·숨·오휘를 잇는 히트작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후의 경우 연매출 2조원을 넘는 아시아 톱 브랜드로 성장했다. 럭셔리 화장품 성장 덕에 지난해 LG생건 화장품 부문은 매분기 고속 성장했지만 그만큼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5000억원 수준으로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다. 이에 더마코스메틱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국내 업체들도 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프랑스 약국 화장품 브랜드 '가란시아'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진출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라피'를 보유한 GM홀딩스 지분 72.2%를 469억원에 인수했고, 애경산업도 화장품사업 90% 비중을 차지하는 에이지투웨니스 의존을 줄이기 위해 '더마에스떼'를 론칭하며 브랜드 다각화에 나섰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