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훈풍 가능성에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인센티브 단체 관광 재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한한령(限韓令)' 해제 신호탄이길 기대하는 눈치다. 화장품과 호텔업계는 턴어라운드 기대감을 높였고, 면세점·백화점 등 유통가 전반에 긍정적 분위기가 맴 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실적 회복을 기대했다. 2016년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17년 한한령과 함께 성장세가 꺾였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은 80%를 넘는다. 그만큼 피해도 컸다. 이듬해인 2018년 영업이익은 5495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최근 해빙무드가 조성되면서 실적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회사 발걸음도 바빠졌다. 면세 전용 상품을 준비하고 중국 현지 모델을 기용하는 등 특수맞이를 서두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19일 “한한령 해빙 기류에 따른 수혜를 체감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기대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도 중국 단체 관광객 귀환 가능성에 반색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아직 피부로 와 닿지는 않지만 올해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귀띔했다.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은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2017년 문을 연 드래곤시티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악재로 타격을 받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진 시장에서 객실 1700개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단체 관광이 회복되면 드래곤시티 운영사인 서부T&D에 수혜가 예상된다.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증가에 따라 중국인 숙박률이 2018년 6%에서 2019년 13%까지 상승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 호텔로서 단체 관광객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만큼 한한령이 해제되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면세점 역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돌아오면 영업이익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해빙 분위기가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는 신호탄이길 기대한다”며 반색을 내비쳤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들뜬 상황을 보였다. 중국인 고객은 면세쇼핑 비중이 높지만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본점을 비롯한 부산 등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점포는 백화점 쇼핑을 선호하는 관광객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고급 브랜드를 찾는 중국인 고객 수요도 만만치 않다. 쇼핑뿐만 아니라 먹거리·기념품 판매 등 낙수 효과도 기대된다. 백화점은 단체 관광객이 돌아올 경우 전체 매출이 약 3%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는 단체 관광객이 방문하는 비중이 낮지만 김·과자 등 중국 현지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구매하거나 지인 선물용으로 대형마트를 찾는 사례가 있는 만큼 서울 도심에 위치한 매장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귀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으로 인해 매출 상승은 기대되지만 고객 다변화를 통해 더욱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중국 소황제(과보호를 받으며 자라 소유욕이 강한 독자) 등 경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