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4월 총선 공천에서 '국민 경선제'를 시사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7일 “한국형 완전 국민경선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황교안 당대표와 회동을 갖고 “국민경선제를 한국당에서 실현해 정치 신인이 진입장벽 때문에 (정치의) 턱을 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고 말했다. 공천 관리만큼은 공정하게 해야 한다”며 “최대한 투명하게, 객관적·중립적·독립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하고 있는 미국 의원들의 재당선율은 90%에 달해 다 좋은 게 아니다”라며 “여성과 청년 등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국당에 몰려들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경선제는 국민들이 정당 공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지도가 부족한 정치 신인에게는 불리할 수 있는 제도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들이 현역 정치인에 비해 인지도 등 당내 경선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100% 국민경선제와 현 경선룰 사이에 절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텃밭인 영남권 다선 의원 '물갈이 필요성'을 두고는 “저는 물갈이라는 말을 참 싫어했다. 사실 '판갈이'라는 말을 썼는데 잘 전파가 안 되더라”라며 “물갈이를 하라고 했더니, 국회에서 물은 전혀 갈지 않고 물고기만 갈더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염된 물에 물을 갈지 않았으니, 아무리 새로 집어넣어도 죽을 수밖에 없다”며 “살려면 오염에 적응하던지, 그래서 판을 갈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야권 통합과 관련해서 “야당이 뭉쳐야 한다. 뭉쳐야 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이 제왕적 대통령제, 삼권분립이 거의 무너지는 막강한 대통령 정치 체제에서 야당이 이렇게 분열되는 모습으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공식 기구의 역할을 절대 침해하지 않겠다”며 “다만 비공식적으로, 비공개적으로 해서 잘 되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소리 없이 힘을 보태주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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