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고품질' 모두 잡는다…정부, 태양광 모듈 KS 개정 완료

스코트라 부유체가 적용된 청천저수지 수상태양광 전경.
스코트라 부유체가 적용된 청천저수지 수상태양광 전경.

'최저효율 17.5%'에 도달하지 못하는 태양광 모듈은 국내 유통·판매에 반드시 필요한 한국산업규격(KS) 인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로써 연말까지 우리나라에 유통된 기존 태양광 모듈의 약 78% KS 인증도 취소될 전망이다. 또 또 납 함량 0.005%(50ppm)를 넘기는 수상·영농형 태양광 모듈은 KS 인증이 불가능해졌다. 환경을 최우선으로 태양광 모듈 기술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발전 모듈 KS 개정'이 완료됐다.

태양광 모듈 최저효율제는 기업들이 저가·저품질 모듈 유통방지 필요성을 제기해 정부가 지난해 4월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포함시킨 정책이다. 국내 유통 모듈은 KS 인증이 필수이며 최처효율 17.5%를 넘지 못하는 제품은 시장에서 모두 퇴출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2016~2018년 기준 KS 인증제품 평균효율이 17.2%라는 점을 고려, 중소기업 의견을 반영해 17.5%로 최종 결정했다. 2018년 평균효율은 17.89%를 기록, 지난해에는 7월까지 19.27%를 달성했다. 최근 3년간 효율 17.5%를 상회한 국산 KS 인증 모듈은 291개로, 중국산(135개)보다 갑절 많다. 대·중·소기업, 수입 제품간 효율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공단은 최저효율 설정으로 연말까지 시중에 유통된 태양광 모듈의 약 78% KS 인증이 취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델 수 기준으로 1580개를 상회한다. 기업은 기존 KS 인증제품이 새로 개정된 표준에 적합하다는 것을 1년 이내 증빙해야 하며 공단은 중소기업 신규인증 부담완화를 위해 건당 1000만원 안팎 심사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시장동향에 따라 최저효율 기준도 점차 상향할 계획이다.

정부는 최저효율제 도입으로 저가·저품질 태양광 모듈 유통을 방지하고 국토 이용 효율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2018년 태양광 설비 기준으로 효율 17.5% 미만인 101만2348㎾ 모듈을 최저효율(17.5%) 이상으로 끌어올렸을 경우 상암 축구장 65개 면적 감소 효과가 나타날 거란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고효율 기준(탑 러너)을 만족하는 태양광 셀·모듈이 자국 내 설치될 수 있도록 해 태양광 산업 기술개발 및 성능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2017년 기준 탑 러너 모듈 효율조건은 단결정(310W)과 다결정(295W)이 각각 18.9%, 18%다. 탑 러너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중국 국가에너지국에서 원가절감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제도다. 올해까지 탑 러너 프로그램을 통해 16.58GW 규모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태양광 발전원가를 석탄화력발전 수준까지 도달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수상·영농형 태양광 모듈 납 함량 제한기준을 0.1%(1000ppm)에서 0.005%(50ppm)로 20배 강화한 것은 저수지·댐·농지 태양광 설비에 대한 중금속 오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태양광 모듈을 구성하는 부품 중 셀·버스바·리본에 납이 사용되며, 특히 버스바·리본은 95% 정도가 납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개정은 버스바·리본에 사용되는 납을 모두 다른 합금으로 대체토록 하고 셀에 함유되는 미량의 납만 허용한 것이다.

'친환경·고품질' 모두 잡는다…정부, 태양광 모듈 KS 개정 완료

이 같은 조치로 국내 수상·영농형 태양광 설치가 확대될 전망이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수상태양광 설치 용량은 58㎿로, 전체 설치용량 3% 수준에 불과했다. 납 함량 제한 시 생산 공정 변경이 필요해 대량으로 소품종만 생산하는 중국 기업보다 소량으로 다양한 품종 생산이 가능한 국내 기업에 유리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전문가는 “납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용융온도가 높아져 리본·버스바 셀 접합 온도를 기존 180℃에서 30~40℃ 상향하는 공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환경·고품질' 모두 잡는다…정부, 태양광 모듈 KS 개정 완료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