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속도로 가운데 레벨3 자율주행 안전 구간이 최대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위험 구간 합은 최대 90.01%에 달했다. 이는 도로 기하 구조 등에 따른 결과로, 도로 환경 개선과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인프라 도입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한국교통연구원이 진행한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도로환경 등급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속도로 가운데 자율주행 안전 구간은 최대 53.00%, 최소 9.99%로 분석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최근 실차 평가와 시뮬레이션 평가를 동시에 진행했다.
실차 평가는 전국 고속도로 가운데 64% 수준인 2977.13㎞ 구간에서 이뤄졌다. 차량은 레벨3 자율주행 필요 핵심 기술인 적응순항제어(ACC)·차로이탈방지보조(LKA)·차로유지보조(LFA) 기능을 탑재했다.
안전·주의·위험 구간 비중은 동태 환경에 대한 안전 기준값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도출됐다. 안전 기준값은 1이 최대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안전 지향형이다.
안전 기준값을 0.76으로 설정한 평가 시나리오1에서는 안전구간 53.00%, 주의구간 37.18%, 위험구간 9.82%를 각각 기록했다. 안전 기준값을 0.90으로 상향시킨 평가 시나리오2에서는 안전구간 9.99%, 주의구간 80.19%, 위험구간 9.82%로 안전구간이 크게 줄었다.
실차 주행 시 도로 경사와 곡선 반경 등 도로의 기하 구조, 방음벽 그림자, 노면 포장 및 차선 마킹 상태, 악천후로 인한 센터 가림 등으로 인해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차로를 이탈하기도 했다. 센서 기반 자율주행에 아직 한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로 기하 구조 개선에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돼 일부 구간을 엄선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사고다발 구역과 자율주행 주의·취약 구간 위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평가했다.
교통연구원은 C-ITS와 같은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도로 환경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운전자 안전 운전까지 지원할 수 있어 '주의 구간' 개선에 C-ITS 등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연구 결과를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에 따라 2024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주요도로 C-ITS 인프라 구축에 활용한다. 자율주행 주의·위험 구간에 인프라를 우선 구축, 안전 구간화한다. 또 자율차법상 '자율주행 안전구간' 지정을 위한 근거 자료로 쓸 방침이다.
탁세헌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8일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곡선 반경과 같은 기하 구조 변화 또는 C-ITS와 같은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도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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