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될 지 여부가 이달 결정된다. 2월 임시국회에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특금법')을 다시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금법 통과 여부가 국내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월 임시국회 개원에 합의했다. 여야는 현재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는 임시국회를 주목하고 있다. 특금법 통과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앞서 특금법은 국회를 넘지 못했다. 특금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본 회의에서는 통과되지 못했다. 임시국회는 20대 국회에서 특금법이 통과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임시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21대 국회로 공이 넘어가면 규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
특금법이 통과될 경우 암호화폐거래소는 가상자산 사업자로서 제도권에 편입된다. 제도권으로 편입되면 암호화폐거래소에는 금융사 수준의 높은 보안 기준이 적용된다. 특금법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준을 반영했다.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운영 내용이 포함된다. 암호화폐 시장은 연이은 해킹 이슈로 금전 손실과 신뢰 타격을 입었다. 제도권 편입은 시장 신뢰 회복 단초가 될 수 있다.
복수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산업은 그동안 음지에 속했다. 법이 통과되면 암호화폐가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라면서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는 제도나 정책이 전무하다. 특금법으로 시장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특금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도 통과되지 않는다면 암호화폐거래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다”면서 “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큰 악재다.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금법 통과 이후 높은 보안 수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업계 필수조건이 될 전망이다. 다수 거래소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비롯한 보안대책 강화에 나섰다.
특금법이 통과될 지는 불확실하다. 특금법에 대한 정치권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시 국회에 민생법안이 산적했다. 여야 갈등이라는 변수 역시 상존한다. 특금법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이달에는 암호화폐거래소 관련 굵직한 이슈가 연달아 예고됐다. 국내 양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을 마무리했다. 빗썸의 3만1000여 개인정보 유출사건(2017년) 1심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표】'특금법' 주요내용 및 타임라인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