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에 이어 금융권 최대 화두로 오른 인슈어테크(보험+기술)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기구가 조만간 발족한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지난달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놓고 “민관 합동 인슈어테크 추진단을 발족해 운영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다. 국내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추진단과 금융감독원 핀테크 혁신실, 손해보험협회, 손해보험사 정보기술(IT) 담당 임원, 학계, 연구원 등은 최근 회의를 열고 인슈어테크 민관합동추진단 협의체 구성과 안건 조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인슈어테크 추진단은 △헬스케어 △IT 및 데이터 △법규개선 3개 분과로 구성됐다. 손해보험협회를 주축으로 다수 전문가가 손보사가 추진하는 실무 업무를 지원해 과제를 도출하면 금융위 혁신금융추진단과 금감원 핀테크 혁신실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식 출범은 이달 초이며 향후 생명보험업권 참여도 타진해 보험업권 전체를 아우르는 논의기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너도나도 영업에 IT를 활용한 인슈어테크를 적용하고 있지만 정작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활성화가 쉽지 않았다. 이는 시중은행을 필두로 토스, 뱅크샐러드 등 다수 핀테크 업체가 금융권 혁신을 주도하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실제 금융위가 추진 중인 혁신금융서비스에서도 보험이 채택된 사례는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슈어테크 추진단이 공식 발족하면 보험업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슈어테크 추진단은 최근 통과된 데이터 3법 관련, 보험업계가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감독규정이나 제도개선 등을 지원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진행된 사전회의에서도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인공지능(AI) 설계사 등 보험사가 추진 중인 과제를 논의하고 금융당국은 업계가 해당 사안 관련 샌드박스를 신청할 경우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혁신금융추진단장은 “최근 데이터 3법이 개정됐으니, 업계 관심이 무엇인지 듣고 이와 관련 당국이 해줘야 할 게 무엇인지 현장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향후 보험업권 과제가 샌드박스에 신청되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슈어테크는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다. 상품개발 및 계약체결, 고객관리 등 각 분야의 보험 업무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IT를 융합해 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에서도 '인슈어테크의 성장'이 포함되는 등 금융권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12년 3억4700만달러에서 2018년 39억53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작년 2분기 기준으로 28억5700만달러가 투자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9% 성장한 수치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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