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 2주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 내 전파 여부를 판가름할 주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지역 내 전파가 시작되면 사실상 연쇄 감염 차단이 불가능한 만큼 입국자 특별 관리 대상국을 중국 외 다수 국가로 확대하는 등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기술한림원 등 과학계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긴급 공동원탁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는 지역 내 전파 차단이 급선무로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외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가운데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당장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한국인 남성이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국 외 국가 유입 환자는 일본에 체류했던 12번째 확진자, 태국을 방문했던 16번째 확진자에 이어 3명으로 늘었다.
중국 외 국가에서 감염된 경우, 현재 감시 체계에선 초기 선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지역 내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교수는 “지역 전파가 시작되면 감염 확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의료진이 나서 사망자와 중증감염을 줄이는 '피해 최소화'로 대응 체계를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감시와 모니터링을 선행하지만 지역 내 전파 조짐이 보이면 바로 방역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1, 2주내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중국 외 국가를 모니터링 대상국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당국에도 건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가 예상보다 빠르고 더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역전파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후베이성에서만 환자수가 1만명을 넘어섰고 각국으로 전파되고 있다”면서 “후베이성 방문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조사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또 “미국 등 국가는 에볼라 바이러스 연구 시작 단계에서 이미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보유했는데 우리나라가 평상시 연구개발(R&D)를 통해 이런 준비를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감염병 예방, 관리 체계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 확산 사례가 계속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종간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면서 “향후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존재하지만 인간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으면서 확산되고 있다”면서 2019년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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