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수수료 6배 지원 '초강수'...배달시장 흔든다

배달 수수료 최대 1만8000원 지급

쿠팡이츠, 수수료 6배 지원 '초강수'...배달시장 흔든다

쿠팡이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에서 실력을 발휘하자 배달 시장 전반에서 파란이 일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5일 16시부터 24시까지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배달 1건 기본 수수료로 최대 1만8000원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거리 할증이 붙은 단가는 2만원을 훌쩍 넘겼다. 업계 배달 수수료 평균 단가가 3000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6배 가까이 단가를 높여 지급한 셈이다. 6일에도 최대 5배 수준 배달단가를 책정했다.

파격적인 할인 쿠폰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몰린 주문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전날 쿠팡은 쿠팡이츠 첫 주문 이용자 대상으로 1만5000원 상당 할인 쿠폰을 배포했다. 이용자 쿠폰과 배달 수수료 양 쪽으로 지급한 프로모션 비용을 합치면 주문 1건 당 3만원 이상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1만건 주문이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하루에만 3억원 가량 비용을 태운 셈이다. 부지런히 활동한 기사는 이날 하루에만 20만원 이상 수익을 챙겼다.

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스'를 포함 전문 배달기사들까지 쿠팡이츠에 뛰어들면서 배달 시장 일대에 혼란이 일었다. 일부 대형 배달대행업체도 예상치 못한 기사 부족으로 피크시간대 배달 콜이 지역별 100여건 이상 적체됐다. 조리 30분 지난 주문도 음식이 출발하지 못하면서 음식점주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부작용도 발생했다. 당초 본격 프로모션은 이날 16시부터 진행 예정이었으나, 쿠폰 할인 주문이 몰리면서 18시까지 2시간여 동안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이 마비됐다. 이용자와 배달기사 양 쪽에서 불만이 일었다. 서버 정상화 직후에는 기사 공급 과잉으로 일부 지역에서 '콜사(콜 사망)' 상태가 이어졌다.

업계는 쿠팡이 강수를 띄운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이츠가 편의점 배달 시장에 진입하면서 최대 수행 가능한 배달량 규모를 테스트해 봤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5일부터 쿠팡이츠는 GS25와 제휴를 맺고 일부 직영점 대상으로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기점으로 쿠팡 내부에서도 배달 시장 전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본격 투자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해 배달음식 주문이 늘어난 시점을 노렸다는 해석도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지난 주말이 포함된 1월 31일~2월 2일 동안 배달대행건수는 77만건으로 전달 대비 13.2% 증가했다. 설 연휴 2주 전(1월 17~19일)과 비교해도 배달대행건수는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 주문량도 493만건으로 11.3% 늘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 진행한 테스트 프로모션 차원”이라며 “프로모션 규모나 집행 예산, 향후 계획 등은 자세히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