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車보험료 인상에도 손보사 실적 내리막…"하반기 추가 인상 불가피"

작년 車보험료 인상에도 손보사 실적 내리막…"하반기 추가 인상 불가피"

지난해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도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를 1월 3~4%, 같은 해 6월 1~1.5% 두 차례 인상한 바 있다.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추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4월 실손의료보험 인상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손실을 상쇄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대형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이 급락했다. 개별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39.5% 감소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각각 27.9% 줄었고, KB손해보험도 10.7% 순이익이 감소했다.

손해보험사의 대표 상품인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에서 매년 수조원대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굳어진 여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누적 위험손해율은 130.9%로 전년동기(121.5%) 대비 9.4%포인트(P) 높아졌다. 위험손해율은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순수 보장을 위해 받은 보험료 중 실제 지급한 보험금을 말한다. 이 비율이 130.9%라는 것은 보험회사가 보장 목적으로 받은 보험료가 100만원인데 보험금으로 130만9000원이 나갔다는 의미다.

자동차보험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대부분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이 100%를 상회했다. 업계가 보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0%이며, 사업비율은 10~20%다. 합쳐서 100% 이하가 돼야 적정수준이다. 대부분이 10% 수준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손해율 1.0%P당 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손해율이 가팔라지면서 보험료 인상도 단행되고 있다. KB손보가 지난달 말 자동차보험료를 3.5% 인상한 데 이어 이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이 3.5% 안팎 보험료를 인상했다. 4월부터는 2009년 10월 이전에 팔린 구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10% 가까이 오른다.

문제는 업계가 추정하는 인상 폭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손해보험사들은 당초 실손보험의 경우 15~20%, 자동차보험은 5~10%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물가지수와 연동되는 자동차보험,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가파른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인상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이어 4월 구 실손보험 인상이 예정됐지만, 상승 폭이 추정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손실을 상쇄하는 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 하반기께 자동차보험은 한 차례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형 손해보험사 2019년 당기순이익 (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작년 車보험료 인상에도 손보사 실적 내리막…"하반기 추가 인상 불가피"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