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빅3, 지난해 실적 희비…먹구름 낀 '한국' 볕든 '금호·넥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국산 타이어 3사가 엇갈린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데 비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전경.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전경.

9일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타이어 3사 2019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타이어 매출은 7조46억원, 영업이익은 5761억원이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3.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8.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타이어는 우호적 환율로 매출을 유지했으나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이 계속 줄어든 데다 교체용(RE) 타이어 시장 경쟁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공급 물량이 크게 줄면서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고정비 부담이 심화됐다.

타사보다 공급 규모가 컸던 국내 신차용 타이어 공급이 줄어든 것도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해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가솔린 모델에 국산 타이어를 빼고 굿이어, 미쉐린, 피렐리 등 수입 타이어를 채택했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 때마다 수입 타이어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기아차 셀토스에 신차용(OE) 타이어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기아차 셀토스에 신차용(OE) 타이어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반면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비슷한 악조건 속에서도 전년보다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

금호타이어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매출은 2조3815억원으로 6.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부채 비용 등으로 당기순손실은 765억원으로 추정된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된 이후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전사 역량을 집중해왔다. 더블스타와 원자재를 함께 구매하며 매출 원가 50%에 달하는 원재료 비용을 낮췄다. 소비자에게 품질을 인정받으며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올려 2년 연속 1위에 오른 점도 주목할 성과다.

넥센타이어 중앙연구소 전경.
넥센타이어 중앙연구소 전경.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이 5.3% 증가한 2조897억원, 영업이익이 20.4% 늘어난 2198억원으로 예상된다. 타이어 수요가 위축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후발주자 선호 경향이 지속된 것이 실적 상승 요인이 됐다.

공격적 글로벌 시장 확대와 꾸준한 연구개발(R&D) 능력 강화도 실적 상승 밑거름이 됐다. 넥센타이어는 2018년 유럽과 미국 R&D 센터 운영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에는 서울 마곡에 중앙연구소를 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체코에 연산 300만개 규모 유럽 공장을 준공하며 글로벌 공략을 가속했다.

업계는 올해도 타이어 산업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로 신차용 타이어 수요가 부진하고, 원재료 투입 단가에 큰 변화가 없어 수익 구조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생산이 줄면서 갈수록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각 사가 안정된 내수 판매를 바탕으로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해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이어 빅3, 지난해 실적 희비…먹구름 낀 '한국' 볕든 '금호·넥센'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