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운명의 일주일 맞은 산업계···공장 가동 정상화에 집중

국내 산업계는 10일부터 중국 공장 가동이 정상화될 것인지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정상화하면 큰 어려움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극복이 가능하지만, 휴무가 연장되거나 공장 가동 허가를 얻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면 단기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번 주가 산업계 피해 여부를 가를 '운명의 일주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이번 주 공장 일부 가동”

현대·기아차가 10일 하루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 뒤 11일부터는 G80, 투싼을 시작으로 공장 가동을 점차 재개한다. 지난 7일 중국 산둥성 정부가 방역 조치 등을 조건으로 와이어링 하네스 일부 공장 가동을 승인한 데 따른 조치다. 국내 부품 업체인 유라·경신 등이 8일께부터 국내에서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시범 생산을 시작했지만, 생산 공장 정상가동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공급 받는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문제로 10일 울산·아산·전주·광주·화성·소하리 공장 문을 일제히 닫는다.

11일부터 4개(팰리세이드·GV80·투싼·싼타페) 차종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2공장과 K시리즈 등을 만드는 기아차 화성공장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12일에는 다른 공장도 문을 열 계획이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을 생산하는 울산 3공장과 아산공장 등이 가동을 재개한다. 또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은 현재 정상 가동은 아니지만 시범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11일부터 나흘간 공장 가동을 멈춘다. 쌍용자동차는 12일까지 차량 생산을 중단한다. 르노삼성은 15일부터, 쌍용차는 13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공장 가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재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자동차 부품 공장이 일부 가동을 시작해 국내 업체들이 일단 한숨을 돌렸다”며 “하지만 인기 차종인 팰리세이드와 GV80 등의 출고 대기 기간이 계획보다 상당히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기계산업 등 촉각

디스플레이 업계는 10일 현지 팹을 정상 가동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방정부 외부인 격리 방침 등에 따라 가동률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춘제 연휴 기간 옌타이와 장쑤성 난징 소재 공장 가동을 멈췄던 LG디스플레이는 10일부터 두 공장 가동을 재개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옌타이와 난징공장이 10일 재가동한다”면서 “복귀 인력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가동률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팹이 위치한 지역별 지침에 따라 공장가동률을 조정 중이다. 이 회사는 중국 쑤저우, 톈진, 동관에 총 4개 생산거점을 보유 중이다.

굴삭기 등에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를 86% 이상 사용하는 기계업계는 중국 현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기계업계 관계자는 “건설기계 분야는 자동차에 비해 재고가 넉넉해 한 달은 버틸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 건설기계 대기업 중 한 곳은 아웃소싱 비율이 높기 때문에 2주간 부족 상태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업체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24시간 중단 없이 공장을 가동하고는 있지만 장비, 완제품 등 물류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하루에서 이틀 정도 통관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휴대폰 제조공장을 다른 국가로 이전해 신종 코로나 사태 영향은 거의 없다.

삼성전자는 주요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했고, 지난해 후이저우공장마저 폐쇄했다. 윙텍, 화친 등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중국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가 현지 생산시설을 두고 있으나 저가 모델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다.

LG전자도 광저우에 휴대폰 조립 라인을 일부 갖추고 있으나 차기 주력 제품 출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중저가 모델 ODM을 늘려 자체 생산 비중이 높지 않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