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OK캐쉬백 적립·전환 서비스를 종료한다. 2012년 SK플래닛(구 SK마케팅앤컴퍼니)과 제휴를 맺은 지 8년 만이다. 고객들의 포인트 전환 사용으로 기대했던 '락인(Lock-in) 효과'가 줄어든 데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불거지는 등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내달 1일부로 결제금액 0.05%를 OK캐쉬백 포인트로 적립하는 서비스를 종료한다. 자사 멤버십과 OK캐쉬백 간 포인트 전환 서비스도 중단된다. 양사는 포인트 사용 제휴만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홈플러스에서 구매한 상품의 OK캐쉬백 적립은 물론, 모아 놓은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포인트를 OK캐쉬백 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양사는 지난 2012년 제휴를 맺고 지금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지만 올해 3월부터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OK캐쉬백 운영사인 SK플래닛 관계자는 “홈플러스 멤버십 전략이 변경되며 불가피하게 적립 제휴가 종료됐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도 2018년 선보인 자체 포인트 제도인 '마이홈플러스 멤버십'과 온라인 전용 마일리지에 힘을 쏟기로 하면서, OK캐쉬백 적립·전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회원 수 3500만명이 넘는 OK캐쉬백과 협업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산이었지만 기대만큼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 홈플러스에서 쌓은 포인트를 추후 쇼핑에 활용하지 않고 OK캐쉬백으로 전환해 다른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일명 '체리피커'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포인트를 OK캐쉬백 포인트로 전환해 카페나 영화관, 주유소 등에서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포인트 재사용에 따른 매출 확대 효과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자체 마이홈플러스 멤버십이 론칭 1년 만에 회원수 6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굳이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제휴를 지속할 필요성도 낮아졌다.
일각에선 작년 9월 홈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양측 간 갈등도 8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홈플러스 온라인몰 고객 4만9000여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무더기로 해킹됐다고 발표했다.
해커가 이들의 OK캐쉬백 포인트를 무단으로 갈취했고 홈플러스는 이 같은 사실을 2년 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이유로 지탄을 받았다. 해커 명의로 발급된 카드에 수 만개 아이디가 중복 등록됐음에도 이상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SK플래닛 역시 거센 역풍을 감수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OK캐쉬백 포인트 유출 책임소재를 놓고 관계자인 홈플러스와 SK플래닛 간의 미묘한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OK캐쉬백은 내달 안에 올리브영과 전자랜드와의 적립제휴도 종료할 계획이다. 대신 작년 10월 롯데그룹 통합멤버십인 롯데멤버스 엘포인트와 상호 전환 계약을 체결하며 고객 이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내달부터 SK플래닛 적립.전환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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