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사업 위법성과 관련 검찰이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에게 징역 1년, 쏘카와 자회사 VCNC에는 벌금 2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오는 19일 선고 공판에서 1심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사법부 판단에 따라 타다 사업 불법 여부가 판가름난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타다 3차 공판에서 검찰은 “타다는 실제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건물 매매 계약서를 써도 실제 이용이 임대 이용이라면 이는 매매 계약이 아니라 임대차 계약”이라면서 “타다 이용자는 목적지 이동 계약을 맺었다고 생각하지 차량 렌트 계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타다가 차량 임차 계약이라면 승객이 임차 계약자로서 온전하게 차량 지배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검찰 입장이다. 타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1회에 5분, 3회 경유지 설정 가능이 아니라 완전히 자유로운 동승자 추가 및 경유지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 약관상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택시와 달리 무제한 피해 보상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이재웅 대표는 최후진술을 통해 “경제적 효과의 유사성이 아닌 서비스의 법적, 제도적, 기술적 기반을 다시 살펴 달라”고 요청했다. 이보다 앞선 2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타다 측에 “택시와 타다의 다른 점을 알려 달라”고 요청한 것에 따른 반응이다.
이 대표는 본인이 이메일을 포함해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 넷플리스와 유튜브 모두 기존 서비스와 경제적 효과는 유사하지만 실제 기반 기술과 제도는 다르다고 강변했다. 본인이 다음커뮤니케이션 재직 시절에 만든 '한메일' 서비스 역시 경제적 효과는 우편법에서 민간에 금지한 서신교환과 유사했다며 예를 들었다.
법원 판단과 별개로 타다 사업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법 개정안이 완전히 폐기되지 않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 및 항만에서 출발하는 렌터카 또는 6시간 이상 운행이 아니라면 타다와 같은 사업 모델을 불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타다금지법이 아닌 택시혁신법이다”라면서 “반드시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며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산업체 의견조차 한 번 듣지 않고 신사업을 금지하겠다는 의원 한 명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면서 “국토교통부와 민주당은 이제라도 잘못된 법안이었음을 인정하고 법안을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3당은 20대 국회 마지막 회기가 될 2월 임시국회 개회에 합의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시급한 입법 활동이 산적한 상황이다. 검역법, 의료법, 감염예방법 처리가 남아 있어 타다금지법은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짙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