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올해 '혁신기업 국가대표'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1000개 혁신 기업을 선정해서 3년 안에 국가대표급 유니콘 기업 30개사를 길러 내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이 프로젝트를 다음 주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10일 금융 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혁신 기업을 선정해 종합적 금융지원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길러 내기 위한 '혁신기업 국가대표'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키로 했다.
프로젝트는 지원 대상 선정, 자금 수요 파악, 종합적 금융 지원, 성장 유망 기업 육성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6만여개의 잠재된 혁신 기업 그룹 가운데 관계 부처별 심사, 금융권 추천 등을 거쳐 혁신적이고 성장성 있는 1000개 기업 풀을 선정한다.
이후 기업별 자금 수요를 파악한다. 벤처·창업,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유망 산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서비스업 등 산업별로 필요한 정책 금융 수요와 금융 상품을 파악한다.
여러 기관이 협업하는 종합지원반을 꾸려 이곳을 통해 정책금융, 민간금융 간 조율과 투자, 대출, 보증의 종합적 금융 지원으로 2022년까지 3년 동안 유니콘 기업 30개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혁신기업 국가대표 선정에 대한 세부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금융위는 '마포 혁신타운'(프론트1)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마포혁신타운은 국내 최대 창업기업 지원 공간으로, 금융위의 지난해 주요 업무계획 가운데 하나다.
이곳은 벤처기업 투자와 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청년·대학·기업 창업 네트워크 구성, 혁신 기술 컨설팅과 교육을 담당할 혁신 클러스터다. 올해 5월 준공을 마치면 300개 스타트업과 금융지원 기관 등이 입주하게 된다.
특히 이번 금융위의 혁신기업 국가대표 육성 프로젝트는 신생 스타트업보다 고성장 벤처기업인 '스케일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계 부문보다는 기업 부문으로, 기업 부문 내에서도 특히 중소·벤처기업으로, 중소·벤처기업 중가운데에서도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이 있는 기업으로 더 많은 자금이 흘러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정부의 '제2차 벤처붐 확산 전략'과 궤를 함께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4년 동안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전용 펀드'를 새로 조성한다.
창업 7~8년 이내 초기기업인 스타트업이 성장 단계에 진입해서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성장 자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창업뿐만 아니라 성장 단계에서도 벤처기업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스케일업 전용 펀드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등을 통해 출자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모태펀드를 조성한다. 정부가 종잣돈을 지원해 초기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고, 민간이 펀드를 운영해 효율을 높여 기업 성장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취지다.
벤처 현장에서는 종합적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혁신기업 국가대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규제 개혁에 더 집중해 달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스타트업 지원 기관 대표는 “정부가 나서서 혁신기업 국가대표를 육성하고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기존 정책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불명확하다”면서 “모태펀드는 기존에 많이 운영됐기 때문에 기존 펀드와 어떻게 차별성 있게 운영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유니콘 기업이 대거 탄생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진입장벽 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혁신기업 국가대표 육성 프로젝트는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맞지만 현재 세부 계획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금융위 대통령 업무보고는 다음 주 초로 예정돼 있다.
[표] 혁신기업 국가대표 육성 프로젝트 안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