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협, 우체국 등 특수은행도 '오픈뱅킹' 오픈 임박

농협, 우체국 등 특수은행 이용자들도 이르면 올 상반기에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면서 금융 당국이 농협중앙회 산하 단위 농·축협,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 상호금융사 오픈뱅킹 연동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금융 당국은 상호금융기관 오픈뱅킹 연동을 순차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조기 협상에 착수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중앙회가 금융 당국과의 오픈뱅킹 연동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는 4월 수천만명의 계좌를 보유한 대형 상호금융기관 뱅킹서비스에도 오픈뱅킹이 탑재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그동안 금융 당국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은행과 핀테크 업체로 국한했다. 은행이 아닌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제2 금융사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오픈뱅킹 운영 규정에 따르면 이용 대상은 '오픈뱅킹 공동 업무 제공자 역할을 수행하는 참가 금융회사'로 한정시켰다. 오픈뱅킹 시스템 전환에 소요되는 운영비용을 내는 은행만 참여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농협 등 상호금융사는 참가사에서 제외됐다. 상호금융 계좌 보유 고객은 오픈뱅킹 이용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고객 역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농·축협 등 상호금융사 계좌로는 오픈뱅킹에 연동되는 모바일·인터넷 뱅킹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많은 고객이 불편을 토로했다. 우체국과 새마을금고, 신협, 단위 농·축협 고객이 모바일 뱅킹 이용 시 타 은행 서비스와 연동되지 않아 역차별 문제가 발생했다.

한 예로 농·축협 지역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유효 고객만 3240만명에 이른다. 점포도 4731개다. 콕뱅킹 등 단위 농·축협 계좌를 보유한 전용 스마트뱅킹에서 타행 이체 등 오픈뱅킹 서비스 일부를 이용하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했다. 농협은 '우회 오픈뱅킹 지원'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금융 당국도 상호금융 고객의 역차별 문제 해소를 위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특수은행과의 협상을 시작했다.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도 고객 불편이 가중되자 조기 협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농협과 오픈뱅킹 연동 협의를 한 것은 맞다”면서 “당초 목표보다 앞당겨 오픈뱅킹 서비스를 연동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괄 협상보다 연동이 되는 상호금융사를 오픈뱅킹에 순차 접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농협중앙회와 단위 농·축협 오픈뱅킹 연동을 1차로 완료한다. 새마을금고와 우체국 등과도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에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신협·농협·우체국 등의 계좌를 보유한 고객도 타행 조회, 이체 등 모든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공산이 높아졌다.

대형 은행에 이어 상호금융사까지 오픈뱅킹 진영에 합류하면서 지점 구분 없는 은행 서비스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 기관의 분담금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