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경영권 분쟁...조현아, '주주카드'로 조원태에 맞불

사내이사 선정 여부 관건
우호지분은 근소한 차이
국민연금 등 선택에 관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0일 접수를 마감한 한진칼 주주추천 이사후보를 무기로 주주 표심 잡기에 나선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조 전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신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울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를 이번주 확정하고, 이르면 13일 주주제안을 낼 예정이다.

3자 연합 핵심 관계자는 11일 “주주 추천을 받은 후보와 내부 후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13일 후보를 포함해 요구사항을 담은 주주제안을 한진칼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자 연합은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주주 추천 이사후보 공모 접수를 진행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내걸고 한진칼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에게나 이사후보 추천 기회를 부여했다.

3자 연합은 내부적으로 고려하는 이사후보와 주주 추천 이사후보를 대상으로 1~2일간 최종 후보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3자 연합 인사는 전문경영인제도 도입 취지를 고려해 이사 후보에서 배제한다.

그러나 접수된 주주 추천 이사후보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법무법인 한누리 관계자는 “KCGI가 특정 주주의 추천 후보를 이사후보로 추천하는 경우에만 추천 주주와 후보자의 동의 하에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정권은 3자 연합이 쥐고 있지만 허울뿐인 인사가 최종 이사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은 적다. 3자 연합과 조 회장 진영 간 지분율 격차가 미미하기 때문에 국민연금, 기관투자자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조 회장 진영 지분율은 델타항공, 카카오가 백기사로 나선다고 가정했을 때 34.42%다. 3자 연합은 34.54%로 양 진영 격차는 0.12%포인트(P)에 불과하다.

국민연금(4.11%)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3.61%)의 선택이 관건이다.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고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안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3자 연합은 최종 선정한 이사후보와 함께 구체적 요구사항도 주주제안에 담을 계획이다. 한진 경영쇄신안 발표 당시 지적한 부분을 보완하는 내용을 담을 전망이다. 항공운송사업 경쟁력 강화방안 세부내용, 호텔 및 레저 사업구조 개편 구체적 일정 등이다.

한진칼은 14일까지 주주제안을 받는다. 정기주주총회는 3월 25일 열린다. 조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려면 출석주주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현황

* 카카오, 국민연금,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은 추정치

한진 경영권 분쟁...조현아, '주주카드'로 조원태에 맞불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