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침해 수사를 위한 '디지털포렌식센터'가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지능화되는 저작권 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국내 저작권 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12일 서울 상암동 본원 9층에서 디지털포렌식센터(이하 센터) 개소식을 개최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효율적 저작권 수사를 위한 센터 구축방안 연구(2018년)를 시작으로 약 2년 노력의 결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디지털포렌식은 컴퓨터나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인터넷에서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저작권 분야에서는 불법복제물 등을 통해 저작권자 권리를 침해했는지 증거를 채증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기존 디지털포렌식팀이 운영하던 증거분석실을 센터로 확대 개편, 디지털포렌식 역량을 한 단계 높였다.
센터에는 효과적인 온라인 불법복제물과 사이트 대응을 위해 워크스테이션, 모바일 포렌식 도구 등 최신 장비와 분석 소프트웨어를 확충했다. 온라인 사이트뿐만 아니라 압수한 다량 하드디스크, 휴대폰 등을 동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장비만 늘린 것이 아니다. 센터는 업무 절차, 분석방법 등에 대한 공신력 확보를 위해 관련 국제표준인 'ISO/IEC 17025' 공인인정 획득 추진한다. 센터 운영 수준을 국제 수준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참관인이 디지털포렌식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참관인실을 설치, 절차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인 것도 달라진 점이다.
2019년 기준 국내 콘텐츠 불법복제물 이용률은 22.2%다. 디지털콘텐츠가 증가하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저작권 침해도 지능화·대규모화 된다. 해외 유통 콘텐츠에 대한 불법복제 현황은 규모 파악조차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초 발표한 '저작권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콘텐츠 불법복제물 이용률을 12%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센터는 문체부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 같은 목표 달성에 일조할 전망이다.
윤태용 한국저작권보호원장은 “저작권 디지털포렌식센터 구축을 통해 보호원의 범죄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저작권 침해 범죄 수사 대응을 강화해 대규모 저작권 침해를 근절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소식에는 윤 원장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장, 대검찰청 디지털수사과장,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장, 특허청 산업재산조사과장,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