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이후에도 생산 묶인 건설기계…코로나 사태 장기화 촉각

장쑤성 내 국내 업체 재가동 못해
현지 연계 완제품 생산 차질 피해
작년 수출 침체에 이은 악재 누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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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건설기계 업체들의 중국 공장이 춘제 연휴 이후에도 가동하지 못하거나 일부만 공장을 가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우리나라 건설기계 해외 시장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건설기계 업계는 중국 내수경기 침체와 현지 경쟁 심화로 침체를 겪었다. 여기에 코로나 19 확산으로 건설기계 수출과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지 촉각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기계업체 A사 중국 공장은 춘제 연휴 이후에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 지방 정부에서 공장 재가동 승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10일 연휴 이후에도 중국 장쑤성에 있는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뿐 아니라 다른 외국 공장 대부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B사 또한 지난 10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생산공장 가동을 재개했지만 공장을 가동률을 평소와 같은 수준으로 올리지는 못했다. 국내에서 비중이 큰 C사도 일부만 가동하고 있다.

건설기계는 일반기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국내 건설기계 주요회사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볼보그룹코리아로 2018년 기준 이들 회사 건설기계 매출은 7조원대로 추정된다. 공작기계와 농기계, 섬유기계, 금형 등 다른 일반기계 품목보다 산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계산업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우리나라 건설기계 업체 해외시장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 건설기계 업체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국내 공장과 연동해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 핵심 부품을 공급하면 중국 내수시장에서 완제품을 완성해 현지 공장에서 가동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기계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기계 업체 중국 수출은 (현지 생산공장과 연계한) 반조립제품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우리나라에서 핵심 제품을 공급하고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영향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체 해외사업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이 쏠린다. 지난해 국내 건설기계 업체는 중국 내수경기 위축과 현지 업체 경쟁 심화로 중국 시장에서 부침을 겪은 바 있다. 실제 국내 수출 지표상으로도 이 같은 부침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건설광산기계 중국 수출은 5억4161억7000달러로 2018년 같은 기간 8억8250만9000달러 대비 38.7% 줄었다.

A기업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국내 건설기계 업체 매출 비중에서 20~30% 정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국내 생산공장 가동 중단까지 갈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에 대비해 비상대책반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