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품귀는 지속되고 있다. 유통업계 정화 노력과 정부 규제가 중간 유통업체에 약발이 먹힌 모양새다. 하지만 물량 부족으로 소비자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현상은 해외직구로도 이어져 품귀현상 및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KF94 마스크는 개당 2500원에서 3000원대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KF80 마스크는 2000원대 이하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이들 쇼핑몰에 들어가보면 매진이 대부분이다. 물량을 채워놓아도 금새 품절되기 일쑤다.
홈쇼핑도 생방송 판매 대신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알림 서비스 신청이 10만여건에 달하면서 주문 폭주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13일 방송판매 예정이던 세트당 60개짜리 마스크 4000세트를 H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한다.
정부는 마스크 매점매석, 사재기 행위 단속에 나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부터 생산업자가 마스크와 손 소독제 생산·판매량을 식약처에 신고하는 긴급수급수정조치를 발동했다. 1976년 물가안정법이 제정된 후 44년 만에 처음 있는 강력 조치다.
이에 따라 생산업자는 일일 생산량과 국내 출고량, 재고량을 매일 다음날 정오까지 식약처에 신고해야 한다. 판매업자도 동일한 판매처에서 보건용 마스크 1만개 이상, 손 소독제 500개 이상을 파는 경우 판매 가격과 수량, 판매처를 다음날 정오까지 보고해야 한다.
품귀현상은 해외직구로도 이어졌다. 일본 아마존의 경우 한국 KF94 제품과 비슷한 성능을 지닌 3M 9010 N95 마스크는 찾아보기 힘들다. 1월 말까지 50개 들이 한박스를 6만~7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했던 제품은 현재 4만2499엔까지 급등했다. 2015년 메르스 당시 일본에서 직구할 경우 배송비를 포함해 5만원대에서 구입이 가능했던 제품이다.
해외직구업체 관계자는 “일본 크루즈호 이슈 등 자국민들 사이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오면서 직구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성능이 좋고 착용감이 우수한 3M N95 제품 같은 경우는 온라인몰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일본 오사카에 사는 직장인 A씨는 “마스크 물량이 좀 달리기는 하다.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도시와 좀 떨어져있는 구마모토 지역엔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미국 이베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급량이 많은 미국은 직구가 많아지는 추세지만, 3M 인기제품은 품절이거나 고가에 구입해야 한다. N95제품은 현재 직구일 경우 149달러가 최저가다. 해외직구 사이트인 몰테일 배송신청건수를 살펴보면 90% 이상이 미국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다만 인기제품인 아닌 등급은 구입이 아직 용이하다.
몰테일 관계자는 “일부 직구사이트에 올라온 물량 중 품절 등으로 판매를 할 수 없어 제품 가격을 비싸게 올려 구매를 막으려는 사례도 있다”면서도 “1월 말과 비교했을 때 가격 상승과 물량 부족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