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제품 불매 운동 영향으로 카메라 업체 매출이 일제히 크게 하락했다.
국내 카메라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 일본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매출하락 직격탄에 카메라 업체들은 컨틴전시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12일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해 3월과 6월 두 달을 제외하고 디지털카메라 완제품 거래량이 전년 대비 많게는 30% 가까이 줄었다. 연간 디지털카메라 거래액도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한국 소재 부품 기업에 대해 수출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때부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일본 불매 운동은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작년 7월 이후 디지털카메라 완제품 거래액과 거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모두 쪼그라들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원래 나들이철인 봄부터 여름까지 판매량이 들쑥날쑥하다. 날씨나 신제품 출시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지난해는 이례적으로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하향세를 그렸다.
현재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캐논, 소니, 파나소닉, 올림푸스, 니콘 등 일본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카메라에서 철수한 이후 일본 업체의 독무대가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메라 시장은 일본 회사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지난해 한일 사태가 치명타였다”면서 “카메라는 대체제가 없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가 눈에 띄어 제조사와 유통가는 비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초고가 카메라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높다. 일본제품 매장에 방문하는 것 자체를 경계하던 지난해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오프라인 매출 하락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들 기업은 역효과를 우려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 행사까지 일제히 취소하고 마케팅을 자제했다.
업체별 매출 하락폭도 크다. 일부 일본 업체에선 지난해 한국 매출 '반토막설'도 제기된다. 일본 기업은 대부분 2019년 회계연도 결산을 3월에 마쳐 정확한 지난해 매출은 파악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일본 업체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한 일본 카메라업체 관계자는 “모 업체는 몇 년 전 전성기 대비 한국 매출이 3분의 1이 됐다”면서 “지난해 한일사태로 카메라 업체들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