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B금융, 간편결제 'KB페이' 나온다

국민카드 중심 전체 계열사 연동
비공개 설명회 열고 입찰 공고
자체 토큰화로 보안성 높이고
QR·NFC 지원해 범용성 확대

KB국민카드가 주축이 돼 KB금융그룹 전사가 참여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KB페이를 국내 처음으로 만든다. 12일 서울 중구 KB국민카드 본사.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KB국민카드가 주축이 돼 KB금융그룹 전사가 참여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KB페이를 국내 처음으로 만든다. 12일 서울 중구 KB국민카드 본사.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KB금융그룹이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가칭)를 내놓는다. 전통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셈이다. 삼성, 카카오, 네이버 등 테크핀 기업 공세에 맞서 역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 구축에 나선다. 국민카드를 주축으로 은행, 보험, 증권 등 전 계열사의 디지털 결제를 연동시키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전통 금융사 주도의 간편결제 플랫폼 1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카드는 이날 KB페이 입찰 제안공고를 내고 시스템통합(SI)사업자 등 협력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카드는 이를 위해 비공개 설명회도 개최했다. 행사에는 LGCNS, 삼성SDS, SK C&C 등 대형 SI기업이 모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결제 및 금융거래 정보를 암호화하는 이른바 '토큰화' 개발 사업자 선정도 이뤄진다. 플랫폼은 클라우드 기반의 IT 아키텍처 형태로 상용화한다.

국민카드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주도의 간편결제 사용이 크게 증가한 점이 고려됐다. 오프라인 카드사업과의 카니발리제이션 우려에도 전통 카드사 주도로 모든 결제 수단을 탑재한 자체 페이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주도했다. 올해 초 부서장 모두가 참석하는 금융전략회의에서 최우선 순위 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KB금융 계열의 각종 금융자산을 토큰화해 시너지를 증대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결제 수단을 내재화한 오픈페이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KB페이는 카드 결제뿐만 아니라 QR,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다양한 형태의 결제 수단을 모두 지원한다. 특히 KB 자체적으로 토큰을 상용화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만든다. 국경 없는 크로스보더 결제 1호를 전통 금융사 주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장기로는 핀테크나 지불결제 사업자가 KB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오픈한다. 은행권처럼 오픈뱅킹 형태로 다양한 사업자에게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자체 토큰을 만들면 해외 글로벌 카드사 종속에서 탈피하고 KB금융이 보유한 각종 포인트나 결제 내역 수집, 계좌 송금,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앱 결제 등 서비스를 하나의 페이로 연계할 수 있다.

그럴 경우 KB페이 이용 고객은 각종 이벤트 정보는 물론 포인트 교차 사용, 송금 서비스, 은행 ATM 출금 서비스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도 범용 지원한다.

이번 KB페이 상용화는 전통 금융사가 오히려 경쟁 플랫폼을 상용화하는 파격 프로젝트다.

KB계열사가 모두 참여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자체 토큰 상용화 및 결제 수단을 모두 지원하는, 범용성을 갖춘 간편결제 플랫폼이 전통 금융사 주도로 만들어지는 최초의 시도다.

이에 따라 전통 카드 프로세싱 사업을 하는 카드사가 이례로 핀테크 기반 간편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빅블러 현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뿐만 아니라 비카드 결제 수단을 모두 지원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불결제 사업자와 윈윈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 지불결제 시장에서 상생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촉매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표]KB페이 주요 구축 내용(자료-KB국민카드)

[단독]KB금융, 간편결제 'KB페이' 나온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