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 중인 11인승 승합차 택시 서비스 '벤티'가 사업 범위를 본격 확대한다. 자회사 진화택시를 통해 100여대 시범 운영하던 것에서 확장, 개인택시 기사 대상으로 파트너 모집에 돌입했다. 월급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법인 벤티와 달리 개인 벤티는 기사가 버는 만큼 가져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인택시 기사 300여명을 모아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오는 3월 100대를 시작으로 점차 증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사업자와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숫자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카카오블루' 등 브랜드 택시와 달리 배회영업을 아예 배제한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호출만 받아 앱 미터기로 결제한다. 탄력요금제를 적용, 기존 택시보다 높은 요금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수료는 택시요금 10%로 책정했다. 차량은 스타렉스를 활용한다. 초기 지원자 확보를 위해 혜택을 제공한다. 선정된 기사는 차량구입액 2600만원 중 190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개인택시 벤티의 정확한 운영 시점이나 대수, 강제배차 시스템 적용 등 구체적인 디테일은 서비스가 시작 시점에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인기사 대상 벤티는 VCNC가 운영하는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택시기사 확보, 소비자 시장을 두고 맞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타다 베이직'과 달리 타다 프리미엄은 위법성 시비가 붙지 않는다. 택시면허를 소유한 기사가 직접 참여한다. 배기량 2800cc 이상 고급 세단이 활용된다. 향후 승합차, 전기차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일반택시와 달리 요금제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원하는 시간대에 근무할 수 있다. 고급 서비스를 표방하므로 적은 승객을 운송하고도 수입이 높은 편이다. VCNC에 따르면 타다 프리미엄에서 보조금 포함 월 수익 1000만원 이상을 기록한 기사도 등장했다.
벤티는 기사 확보 측면에서 타다 프리미엄 대비 유리한 편이다. VCNC는 택시업계의 적대적 반응 때문에 타다 프리미엄 기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타다 프리미엄에 합류한 택시기사 중 일부는 서울개인택시조합에서 제명 조치를 당했다. 전별금 및 각종 보험 헤택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해당 기사들은 조합의 제명 처분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1심, 2심 모두 택시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일각에서는 법인 벤티 운영에 어려움을 느낀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개인택시 확보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인 벤티는 지난해 말부터 100여대 규모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월 260만원 수준의 급여체계가 기대치에 못 미쳐 기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 영업에 들어가면 참여 택시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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