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부실 점포를 중심으로 전체 700여개 점포 중 30%인 200여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 고강도 쇄신안이다. 올해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13일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 정리를 골자로 하는 체질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2020년 운영 전략'의 핵심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방점이 모아졌다
롯데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총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에 달하는 200여개 비효율 점포가 정리 대상이다. 자산을 경량화해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 재무건전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은 경영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279억원으로 전년대비 28.3% 급감했다. 매출액마저 17조6328억원으로 1.1% 줄었다.
할인점 사업이 특히 부진했다. 대형마트 업황 불황과 일본산 불매 등 이중고에 시달리며 지난해 영업손실 2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 오프라인 업태가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롯데쇼핑 지휘봉을 잡은 강희태 롯데 유통BU장(부회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적자 매장을 끌고 가는 대신 과감하게 몸집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타를 정했다. 생존을 위해선 외형성장이 아닌 오직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총 100만평 규모의 오프라인 사업장을 업태 경계를 넘나드는 매장으로 개편함으로써 사업부 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고, 마트 패션 존은 바잉파워를 갖춘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 진행하는 등 기존 매장 운영 개념에서 벗어나 융합 공간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롯데마트의 경우 적자점포 정리 뿐 아니라, 신선식품 중심의 그로서리 전문몰로 매장 구조를 혁신하기로 했다. 또 온라인쇼핑 흐름에 발맞춰 점포 기반 배송을 도입, 전점 물류기지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작년부터 이를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외주 인력을 최소화하고 본부 인력 일부를 현장 점포로 재배치했다.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백화점·마트·슈퍼 등 5개로 산재된 사업본부를 롯데쇼핑 통합법인 체제로 재편하고 강 부회장 단독지휘체계를 수립했다.
또 각 사업부별 기획·전략·재무·인사 등의 업무를 하나로 통합해 '롯데쇼핑HQ' 조직을 신설했다. 올해부터는 새롭게 신설한 HQ가 통합적 의사결정을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각 사업부는 '상품 개발 및 영업 활동에 집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업전략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강희태 부회장은 “근본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롯데쇼핑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