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독일과 협력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소부장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를 통해 55개 기업의 소부장 기업을 선발한 바 있다. 소부장은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라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해 소부장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소부장 분야에 도전하고 있고, 이미 성공한 스타트업도 배출되고 있다.
소부장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에 촉매제가 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소부장 기술자문단(KAMP)에 기술 자문을 한 기업이 30개 사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는 많은 스타트업이 포함돼 있다. 분야별로는 첨단 소재와 기계항공이 전체의 6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스타트업 레이저쎌은 반도체를 조립할 때 레이저를 이용해 소자를 기판에 붙이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열을 이용해 온 기존 장비를 대체할 잠재력 있는 제품으로,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장비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저 균일도를 높이는 공정 기술을 위해 KAMP에 자문했고, 현재 KAIST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 받고 있다
어썸레이는 탄소나노튜브(CNT) 기반의 엑스레이 튜브를 자체 합성하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첫 번째 응용 분야로 미세먼지 제거 장치를 개발, 상용화했다. 어썸레이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이용한 차세대 엑스레이 튜브의 R&D를 진행해 왔다. 탄소나노튜브는 낮은 에너지에서 전자를 뽑아내는 우수한 전계 방출 성능이 있는 재료로 주목받아 왔다. 기존에는 분말 형태로만 합성이 가능해 부품으로 활용이 되지 못했지만 어썸레이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엑스레이 튜브에 쓸 수 있도록 최적화에 성공했고, 다른 물질 없이 순수하게 탄소나노튜브만을 이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공정을 완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세대 엑스레이 튜브는 에너지 효율도 좋고 원하는 에너지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에는 적용될 수 없던 미세먼지 제거나 정수·살균 등에도 쓰일 수 있고, 첫 번째 응용 분야로 미세먼지 제거장치 개발에도 성공했다.
엔스펙트라는, 전자종이 국산화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다. 전자종이 필름은 전자책이나 전자가격표시기 태그 등 반사형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표시소자로 사용되는 소재로서, 현재 대만기업 이잉크홀딩스가 20년 동안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엔스팩트라는 전자종이 필름과 전자종이 필름제조 공정을 활용한 기능성 나노소재를 개발해 외국회사 독점 체제를 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자종이 필름은 전자책, 마트 가격표시 명찰, 은행 비밀번호 카드, 각종 광고 디스플레이 등 종이와 전자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소재로서 응용과 경제성이 뛰어나다. 자체 광원이 필요없어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했을 때 시야각 및 해상도가 우수하며, 전력 소모가 LCD의 5%에 불과하다. 그동안 국산 필름을 원하는 수요 업체 목소리와 요구가 상당히 많았고, 이잉크홀딩스의 원천기술 특허가 2018년에 만료돼 시장에서 기회가 있다. 엔스펙트라는 전자종이 필름 적용 분야에서 시장 성장 속도가 빠르고 구동 기저가 단순한 전자가격표시기(ESL)용 흑백 전자종이 필름을 개발했다. 플레이트 코팅 및 롤투롤 코팅 등 다양한 코팅 공정으로 소요 면적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고, 경쟁사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화상 유지 기능을 갖춘 메모리 효과가 있다.
정부는 소부장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존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이어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추가 도입했다. 이달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 절차를 시작하는 7개 기업 가운데 3개사가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거쳤다. 앞으로 증권가에서도 주목받을 소부장 스타트업은 창업자나 투자자에게 매력을 끄는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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