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타다 위법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결심 공판을 앞두고, 타다가 택시산업에 실제 피해를 입혔는지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택시와 시장이 겹쳐 갈등이 발생할 것을 미연에 예상치 못했냐”며 관련 사항에 대해 거듭 질의했기 때문이다.
검찰 측에는 “타다 등장과 전후해 기존 택시사업자에 실질적 영향에 대한 데이터가 있냐”고 물었다. 검찰은 “전체 데이터 확보는 쉽지 않지만, 업계에 확인해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14일 서울시 택시 데이터를 종합하면, 타다 등장 시점을 전후해 택시 이용건수는 줄고 매출은 늘었다. 타다와 택시업계 양 측은 상호 유리한 부분을 부각한다. 쏘카는 지난해 택시업계 수입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주된 논거로 활용해 왔다. 타다 등장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택시 주장이 허구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지역 택시는 법인과 개인 모두 수입이 크게 늘었다. 10월 기준 총 영업수익은 303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택시업계는 수익 상승분이 기대치 대비 적다는 점, 이용건수는 되레 줄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타다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2019년도에 택시 운행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 택시 연간 이용 건수는 2017년 4억4083만건, 2018년 4억2328만건을 기록하다 2019년 3억7562만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유독 약 11% 운행건수가 감소했다. 타다는 2018년 9월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같은 해 택시요금이 5년 만에 큰 폭으로 인상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요금인상은 택시 수요 및 매출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2019년 2월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심야 요금은 3600원에서 4600원으로 올랐다. 미터기가 올라가는 속도도 빨라졌다. 100원당 거리요금이 142m에서 132m로 줄어들었다.
택시 이용건수가 줄어든 주요 요인이 타다 등장인지, 요금인상인지 입증 책임은 택시 측에 있다. 아직까지 시기적 유사성 외에 상관관계는 드러난 바가 없다. 타다는 운행 요금을 택시 대비 높게 책정하면서 시장이 겹친다는 공격을 피해갔다. 심야 승차거부, 이동취약계층 등 택시가 충족하지 못하는 시장에서 새 파이를 창출했다는 주장을 펼 수 있다.
요금인상 영향 정도를 다른 시기와 비교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는 있다. 2019년 이전 택시요금 인상은 2013년에 이뤄졌다. 기본요금이 2400원에서 3000원으로 뛰었다. 2013년 요금 조정 당시 서울시가 구축한 서울택시정보시스템(STIS) 데이터를 살펴보면, 법인택시 일평균 결제 건수는 2013년 75만6000건에서 2016년 59만7000건 줄었다. 요금 인상폭은 2019년보다 적었지만 결제 건수 하락폭은 21.3%로 훨씬 더 컸다.
물론 2013년 이후 택시 이용건수 증감도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요금인상 외 근무환경 불만족으로 인한 법인택시 종사자 수 감소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4년 이후 5년 동안 요금 인상이 없었지만 여전히 이용건수는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지난해 택시 이용 변동 건은 요금인상 이슈가 컸지만, 사회적 현상의 원인은 주변 환경변화를 포함 복합적이다”며 “타다 영향도 아예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영향도가 어느 정도였다고 직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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