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 통과, 지금이 마지막 기회

[ET단상]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 통과, 지금이 마지막 기회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이 산업인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2019년에 통과되지 못했다.

이 법에 담겨 있는 다양한 SW 산업 진흥정책이 사장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업계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절박함을 호소하며 많은 활동을 벌여 왔음에도 해를 넘긴 것이다.

SW 산업인들이 이 법의 2018년 국회 상정 이후 줄기차게 조속한 통과를 강조한 이유는 명백하다. SW 저변 확대, 제값 실현, 산업 생태계 건전성 확보, 우수 인력 양산 등 그동안의 해묵은 SW 산업 과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망라됐기 때문이다. 또한 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은 SW 산업만을 성장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전반을 한층 끌어올리는 법안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SW는 이제 모든 분야에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타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재탄생되는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특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은 이미 생산과 유통 세계화 과정에서 SW와의 융·복합 부재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숙이 연관됐다.

최근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자율주행, 헬스케어, 물류 자동화, 핀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은 이미 서비스 산업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는 SW가 있다. 이 법안은 고용 창출 효과가 타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SW 산업이 청년 일자리에 목말라 있는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미치는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은 단순히 산업의 당면 현안만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사회 이슈 등에 SW 융·복합을 지원하고 나아가 이들을 선도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관건은 그동안의 산업인들 고군분투에 국회·정치권이 관심과 애정으로 화답해 줄 것인가이다.

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은 정치 쟁점이나 사회 갈등 야기를 조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인은 물론 일반인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공감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이 법안이 이렇게 장기간 표류하고 있을 이유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입법기관인 국회의 적극 태도와 관심이 필요하다.

SW산업인은 '데이터 3법' 국회 통과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에 걸친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며 반겼다. 국회가 관심을 기울여서 끊임없이 산업인과 소통하고 쟁점을 정리하며 만들어 낸 결과다.

그러나 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을 바라보는 국회 시각은 '데이터 3법'과 사뭇 달랐다. 상임위원회의 법안 심사마저 통과되지 못했다. 다양한 경로로 SW산업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전달하고 법통과 당위성을 설파했지만 국회 관심도는 타 법과 비교했을 때 낮았다.

20대 국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는 4월 총선 대비에 여념이 없을 시간으로 흘러가고 있고, 회기는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들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폐기될 기한도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이 법이 지금 통과되더라도 방대한 양의 제도와 정책을 뒷받침할 하위 법령을 만들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치려면 최소한 1년이 필요하다. 다음 국회 임기에 아무리 빠르게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최소 3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이 지나야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할 것이다.

그만큼 SW 산업의 숙원 과제 달성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몰린 것이다. 모든 일에는 적기라는 것이 필요한데 더이상 미뤄진다면 결국 절호의 시간을 놓칠 수도 있다.

다행히 2월 중에 임시국회가 개원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동안 여러 차례 기회를 놓쳤지만 정말 이제는 마지막이다.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SW 산업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이제 국회가 이 불씨를 살릴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보여 줄 차례다. 다시 한 번 더 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의 조속 통과를 촉구한다.

이홍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kosa@sw.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