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출신 뱅커가 직접 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해 국내 최초 태깅 QR 결제단말기를 상용화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을 눈앞에 뒀다.
신한은행 핀테크 랩 운영과 써니뱅크 디지털 뱅킹 솔루션 상용화에 참여했던 고용철 샵온에어 대표가 번거로운 QR결제를 교통카드처럼 태깅 방식으로 전환시켜주는 POS커넥터 '탱고'를 상용화했다.
탱고는 가맹점주가 직접 매장 QR코드를 찍어 블루투스로 기기에 입력시킨 후, 영수증 프린터에 꽂기만 하면 바로 작동된다. 사용자는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을 이용해 교통카드와 똑같이 태깅만 하면 결제가 완료되고, 매장 POS에서 생성된 영수증을 텍스트 형태로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다.
그동안 QR결제는 여러 불편함으로 인해 사용률이 저조했다. 매장 결제 단말기가 아닌 소비자 스마트폰에서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장 입장에서는 정상 결제여부를 확인하기도 불편했다.
POS 시스템, 프린터의 교체나 업데이트 없이 플러그& 플레이로 즉시 작동한다.
영수증과 같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서버를 통하지 않고 블루투스를 통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만 전송한다. 소비자를 빅데이터 활용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준다. 오프라인 데이터 유통 '텔레그램'과 유사한 방식이다.
고용철 대표는 “기존 결제방식은 소비자의 결제정보(카드번호)를 매장으로 전달하는 단방향 통신만을 사용했던 반면, 탱고는 블루투스를 통해 매장과 소비자간 양방향 통신을 가능하게 해준다”며 “낡고 영세한 오프라인 매장을 사물인터넷(IoT)와 O2O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 기업은 탱고 국내 판권 라이선스를 핀테크 기술기업 록스307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특허와 기술 개발, 관리를 샵온에어가 총괄하며, 한국에 이어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다.
탱고가 보유한 확장성도 눈여겨볼만하다. 앉은 자리에서 주문과 결제를 처리하는 테이블오더, 근접지역 마케팅을 지원하는 비콘 서비스, 지능형 순번대기표, 방문 인증 등 복합 기능이 동시에 제공되기 때문이다.
고용철 샵온에어 대표는 신한은행에서 모바일뱅킹과 핀테크 인큐베이션을 담당하며 밴 리스(Van-less) 사업을 직접 추진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은행원 시절 제로페이와 같은 구조의 QR결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결제 인프라, 특히 POS시스템과 연동에 커다란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한 부분)가 발생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결제 기능에만 집중했지만 블루투스를 활용한 O2O 서비스로의 확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활발한 사업 제휴와 매출 시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국제특허(PCT) 출원과 함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고 대표는 “결제 관련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항상 단말기 등 인프라 교체 비용이 문제가 됐다”며 “탱고 솔루션은 기존 결제 시스템과의 호환성 확보, 그리고 무상 배포가 가능한 수준의 초저원가 구조를 만드는데 모든 기술을 집약시켰다”고 말했다.
피자 한판 가격으로 세계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에 업로드시키고 싶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