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뺑소니' 등 각종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내년부터 최대이륙중량 2㎏ 초과 드론의 신고를 의무화한다. 취미 차원이어도 250g을 넘는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온라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성능과 위험도 기준으로 드론을 4가지 단계로 분류해 관리하는 항공안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19일 입법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정부는 드론을 충돌 시 해를 끼치는 정도에 따라 나눴다. △250g 이하 완구용 모형비행장치 △저위험 무인비행장치(250g 초과∼7㎏) △중위험 무인비행장치(7㎏ 초과∼25㎏) △고위험 무인비행장치(25㎏ 초과∼150㎏) 등이다.
이번 개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는 드론 분류에 따라 기체 신고와 조종 자격을 차등화했다.
2kg이 넘는 드론 소유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반드시 기체 신고를 해야 한다. 교통부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누구나 쉽게 드론 기체 신고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부는 드론 샌드박스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생활 안전을 위협하는 추락 사고부터 공항을 폐쇄시키는 무단 비행까지 크고 작은 사고가 줄을 이었다. 사고가 발생해도 운영자를 찾지 못해 속수무책이었다. 미국·중국·독일·호주는 250g 초과 기체, 스웨덴은 1.5kg 초과 기체, 프랑스는 2kg 초과 기체에 각각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국토부도 250g 초과부터 신고 의무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규제에 대한 업계 반발을 우려, 2㎏가 넘는 드론부터 의무화하기로 했다.
드론 조종 자격도 강화한다. 현행 드론 조종 자격은 사업용 대형 드론에만 적용된다. 앞으로는 250g에서 2㎏까지 취미용 소형 드론 조종자도 온라인 교육을 받도록 했다.
2~7㎏ 드론 운영을 위해서는 비행경력 6시간을 충족하고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7㎏ 이상 드론은 비행경력 10시간, 필기 및 약식 실기시험이 필수다. 25~150㎏은 20시간 비행경력과 필기 및 실기시험이 자격 조건이다.
드론 관련 규정 해석과 적용에 혼란을 주던 '자체중량'과 '최대이륙중량' 용어도 '최대이륙중량'으로 통일한다. 비행금지 구역이라 하더라도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지도자의 감독 아래 교육 목적의 고도 20m 이내 드론 비행은 가능하도록 한다. 이와 관련한 운용 지침을 마련해 시행한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온 드론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드론 실명제를 시작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드론의 운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입법예고, 부처 협의를 거쳐 5월께 공포된다. 드론 기체 신고 및 조종자격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토부는 현재 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정안 시행에 따라 기체신고와 조종자격 교육 대상에 새로이 포함되는 경우를 위해 시행 이후 신고·교육을 위한 유예기간을 둘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이륙중량 1㎏ 드론이 아파트 30~35층 높이인 150m에서 떨어진다면 2톤 중량으로 부딪치는 것과 같다”면서 “중국의 250g 규제에도 드론 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은 것처럼 안전 규제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국토부, 성능·위험도 4가지 단계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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