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국내외 업황 악화로 수요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더딘 수요 회복에다 엎친 데 덮친 코로나19 여파, 후판가격 협상 난항 등 '삼중고'가 이유로 꼽힌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 수요는 18억600만톤 안팎으로 작년 대비 불과 3000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증가가 더딘 가장 큰 이유로는 중국 경제성장률과 건설투자 둔화 등이 꼽힌다. 세계 수요 절반을 넘는 중국 시장 위축은 전체 수요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수요는 올해 9억900만톤으로 작년 대비 900만톤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수출 기업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위 포스코의 경우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 대비 42%를 차지한다. 이 중 중국 수출량은 가장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포스코는 전세 수출 실적에서 54%를 아시아에서 올렸다. 이 중 중국에서만 매출 15.2%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기타 철강사들도 비슷하다.
철강업계는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쳤다. 중국 철강시황은 급속 냉각됐다.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난 직후 철강 선물가격은 톤당 83달러로 14.3% 급락했다. 주중 들어 낙폭은 축소됐으나 현지 열연과 철근 유통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된 게 아닌 현재 진행형”이라며 “장기화할수록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는 큰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작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를 예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월 22만~23만톤 정도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우한을 제외하고는 출하에 이상 없는 상태”라면서도 “조금 더 길게 봤을 때는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수출 둔화에 이어 국내 수요 부진에 직면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요산업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는 올해 선박용 철강재인 후판가격 인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철광석 등 원재료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작년 철광석 가격은 한 때 톤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80~8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조선업계는 요원한 실적 정상화를 이유로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통상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각기 이익이 걸려 있는 탓에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료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대표적인 것이 후판 가격 협상”이라면서 “현재 세계 수요 위축으로 철강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판 가격 협상도 지지부진해 실적 개선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