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증가하고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 '언택트(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편의점업계의 배달 서비스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편의점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여기에 24시간 영업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기존 배달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대형 편의점 업체가 각각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로 자리매김한 배달 경쟁이 편의점에까지 번진 것이다.
동일 물품을 구매하며 2500~3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가성비보다는 편리함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배달 서비스가 편의점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편의점은 CU다. CU는 지난해 4월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까지 분기별 평균 22%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배달료 할인 등 프로모션 기간에는 이용객이 급증, 배달 수요가 많은 대학가나 원룸촌 인근 점포의 경우 배달 서비스로만 일 매출 2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언택트 소비가 정점에 이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병 1개월(1월 18일~2월 16일) 동안에는 판매액이 평소 대비 67% 급증했다.
CU는 편의점업계에서 유일하게 점포에 남은 재고 수량이 실시간 반영되는 재고연동시스템을 갖췄다. 배달 서비스가 가능한 점포도 지난해 7월 2000개에서 약 5개월 만인 지난 1월 3000개로 늘었다. 올 1분기 안에 점포를 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 강남권 중심으로는 일부 점포에서는 24시간 배달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어 플랫폼 제휴를 확대해 고객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GS25도 배달업체 허니비즈 띵동, 요기요와 제휴해 상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허니비즈 띵동을 통해 서울 강남구·송파구 일대를 중심으로 1400여개 매장에서 24시간 주문이 가능하다. 주문량이 점포당 월평균 1000건 이상 보이고 있다. 요기요의 경우 강남권 일대 10여개 직영점에서 식품과 생필품 등 350종류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2019년 4월 서비스 도입 후 12월 말까지 9개월 동안의 주문량이 월평균 3000건에 이른다.
GS25는 지난 3일 쿠팡이츠와 손잡고 배달 영역을 확대했다. 서울 7개 직영점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쿠팡이츠와의 제휴 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연내 전국 가맹점에 적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고객 편의성과 만족도 향상은 물론 전국 1만4000여개 오프라인 플랫폼과 24시간 운영을 장점으로 살릴 수 있고, 실제로 가맹 경영주의 수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24도 올해 초 전국 35개 직영점에서 요기요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요기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하면 배달 업체 '바로고'의 배달원이 주문받은 이마트24에서 상품을 받아 배송하는 방식이다. 이마트24는 배달 서비스 판매 데이터를 수집해 배달 상품과 운영 방식 등 가맹점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가맹점 적용은 1분기 안에 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1월 요기요, 정보기술(IT) 기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부릉'과 함께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 성과가 이어지면 상반기 안에 300여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부진을 벗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 배달 서비스 시행 등에 힘입어 나 홀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면서 “언택트 소비, 편리미엄 소비 풍조가 확산되고 있어 배달 서비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