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일본이 독점해온 합성석영유리소재를 국산화하고 양산에 성공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영유리시장의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티아이(대표 서태일)는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유광수)과 공동으로 산·학·연 협력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합성석영유리소재를 개발하고 대량생산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합성석영유리는 규소를 함유한 기체 또는 액체 화합물을 고온으로 용해해 만든 소재다. 여러 성분이 포함된 다른 유리와 달리 이산화규소(SiO2)만으로 구성, 불순물이 적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주로 사용된다.
합성석영유리는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 수출제한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일본이 96%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사실상 독점 소재이다.
수출제한 품목에 포함된 포토레지스트처럼 노광 공정에 사용되며, 차세대 미세공정으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노광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특히 국내에서 사용하는 합성석영유리는 신에츠(Shinetsu), 니콘(Nikon), 도소(Tosoh) 등 일본 극소수 기업만 생산하고 있다.
에스티아이는 한국세라믹기술원과 광섬유 제조장비와 기술, 특수공법을 응용해 합성석영유리소재 제조기술과 생산장비를 개발했다. 특히 가스혼합기화기까지 개발해 합성석영유리의 물성제어가 가능하다. 향후 유리 판재나 튜브형상으로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한 합성석영유리소재는 EUV 반도체 포토마스크와 공정용 지그 및 기판 등 공정부품용 소재뿐만 아니라 국방과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할 수 있다.
이가형 에스티아이 연구소장은 “2018년 기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석영유리 국내시장 규모는 1조1600억원에 달해 이번 국산화는 엄청난 수입 대체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에서 요구하는 고순도 석영유리 공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티아이는 2018년 기준 매출 689억원을 달성하고, 광섬유 모재설비 사업, 반도체 세라믹 소성을 위한 전기로 사업 등 초일류 열처리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